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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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가능성 없는데… 쏟아지는 ‘달콤한 공약’

안희정 “전국민 안식년제 도입”/문재인 “전업주부·비정규직에도 출산수당 3개월간 50만원씩 지급”/재정 부담 고려 안해… 비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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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에 뛰어든 후보들 공약이 쏟아지면서 포퓰리즘 시비도 거세지고 있다. 기본소득제·병역 단축 등의 포퓰리즘 논란 리스트에 새로 이름을 올린 건 ‘전 국민 안식제’다. 공공부문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범위를 넓혀 궁극적으로는 ‘전 국민에게 10년 일하면 1년을 유급 안식년으로 주자’는 공약이다. 각 후보 포퓰리즘성 공약이 돌출하면서 “국가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선 포퓰리즘성 공약을 최대한 배제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많은 공감을 얻은 슬로건 ‘저녁이 있는 삶’을 대폭 확대시킨 전 국민 안식제 공약의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경선후보다. 안 후보는 이날 “10년 단위를 기초로 전 국민이 안식년을 가져 자기 삶을 재충전하고 노동훈련 기회를 갖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당장 실현 가능성 등 포퓰리즘 논란이 불붙을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보편타당한 제도라면 검토해 볼 만하나 세계 어디에서도 이를 한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며 “안식월이면 모를까 연차소진도 제도·관행·기업문화 미비로 안 되는 상황에서 안식년제는 공공부문이라도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안 후보 측은 별도 해설문답까지 배포하며 가능성을 역설했다. 이미 ‘3년에 1개월’식으로 형편에 맞게 시행하는 기업이 다수이며 “임직원 500여명인 한국노바티스는 5년 이상 근무자는 6개월, 10년 이상 근무자는 1년 무급 안식년제를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 측 조승래 의원은 “토론회를 열어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병역 단축 및 공공일자리 확충으로 포퓰리즘 비판을 받아온 민주당 문재인 경선후보도 이날 ‘고용보험에 미가입 여성 출산수당 150만원 지급’ 등 포퓰리즘성 공약을 다시 쏟아냈다. 그는 출산수당 확대는 물론 현재 월급의 40%인 육아휴직 급여를 최초 3개월간은 80%로 두 배 올리고 4개월부터는 50%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모두 적지 않은 재정 부담이 불가피한 공약들이다.

정치·법조계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경선후보가 최근 발표한 정치개혁 공약도 포퓰리즘 성향이 다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해 국민들이 좋아할 수 있지만 이미 직접민주주의 요소가 너무 확대돼 있다는 지적이 있는 상태에서 실제 도입하려면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