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정치는 흐르는 것?’ 문재인VS이재명 ‘말바꾸기’ 장외공방전

“정치는 흐르는 거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경선후보가 17일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경선후보의 ‘말 바꾸기’ 공세에 “정치는 흐르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장외 공방이 이어졌다.

문 후보 측과 이 후보 측 캠프는 17일 토론회 이후 무려 4차례 논평을 주고 받으며 설전을 이어갔다. 차기 지도자로서 자칫 치명적일 수 있는 ‘말 바꾸기’ 프레임을 두고 한치의 양보도 할 수 없다는 문 후보 측과 이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 등에서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이 후보 측의 신경전인 셈이다.

이 후보는 토론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해 문 후보가 입장을 바꿔왔다고 지적하며 “중대 사안에 대해 말을 바뀌는 것이 심각하다. 탄핵 과정에서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과 탄핵을 외쳤다”며 “그런데 문 후보는 거국중립내각 구성, 박근혜 2선 후퇴 그런 얘기를 하다가 탄핵에 찬성하다가 또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밖에 없다고 하다가 나중엔 (헌법재판소 결정에) 승복한다고 했다. 중대 사안에 대해 입장이 바뀌면 국민이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정치는 흐르는 것, 촛불민심을 따른 것”이라며 “촛불민심을 따라가는 것이 정치의 도리라고 본다”고 응수했다.

문 캠프 측 고민정 대변인은 토론회 뒤 논평에서 “문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집권 후에도 국민과 함께 ‘민심’을 받들고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청산, 권력기관 개혁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며 “특히 불통의 시대를 끝내고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 캠프 측 김병욱 대변인은 그러나 “문 후보의 탄핵 과정에서 일관성없는 입장과 재벌편향적 경제관을 드러냈다”며 “이는 국민과 함께 탄핵을 관철시키고, 재벌의 황제경영 차단과 법인세 정상화를 통한 공정성 강화 등 일관된 행보를 해온 이재명 후보가 가장 안정감 있는 후보임을 증명한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후보의 정치공세에 유감을 표함’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또다시 냈다. 박 대변인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비난으로 참으로 유감스럽다. 문 후보의 ‘정치는 흐르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평소 사용하는 것으로 민의를 따르고 촛불 민심과 함께한다는 정치관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 토론이라는 엄중한 검증의 장에서 펼쳐진 토론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함께해야 할 동지인 문재인 후보의 철학과 신념을 비난한 것에 대해 더문캠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후보 측 제윤경 대변인은 또다시 반박 논평을 냈다. 제 대변인은 “상황에 따라 말이 바뀌는 것을 ‘정치는 흐르는 것’이므로 ‘이해’하라는 것은 국민에게 과도한 관대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들은 일관성 있는, 그래서 신뢰할 수 있고 예측가능한 ‘안정감 있는 리더’를 원한다.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말이 다른 정치지도자에게 국민들이 얼마나 상처 입었는지를 모르는 것이냐”며 “이 후보가 문 후보의 말 바꾸기를 지적했다고 해서 이를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문재인 캠프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날을 세웠다.

박영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