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한 발언으로 또 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홍 지사는 이날 대구 서문 시장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게 될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하겠다”는 대목을 3번이나 강조해서 얘기했다. 실언이 아니라 의도된 발언이었던 셈이다.
홍 지사의 거듭된 독설에 민주당은 “인륜을 저버린 추악한 언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홍 지사의 파렴치한 망언 릴레이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추악한 입으로 고인을 모욕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홍 지사는 이날 한국당 1차 예비경선을 통과한 6명의 후보 중 한 명이다. 당 경선관리위원회가 컷오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진 않았지만, 홍 지사는 ‘태극기 집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김진태 의원과 함께 선두권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 홍 지사의 ‘입단속’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선구도가 홍 지사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만큼 무리한 언사는 자제하고 안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직설화법은 홍 지사의 인지도를 올리고, 보수 지지층을 결속하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경선 이후에는 홍 지사의 과거 언행이 공세의 빌미로 작용해 외연 확장력과 본선경쟁력을 떨어지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