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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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권자 겨눈 檢… 김수남의 선택은

박근혜 영장 청구여부 주목
검찰의 박근혜(65) 전 대통령 소환조사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수남(57) 검찰총장이 자신을 임명한 박 전 대통령의 신병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출석이 임박하면서 김 총장과 대검찰청 간부들은 수시로 회의를 열어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김 총장은 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깊이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책임자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인 이영렬(58) 서울중앙지검장이지만 전직 대통령 수사라는 사안의 특성상 최종 방향은 전적으로 총장이 결정하고 책임지게 된다.

특수본이 확인해야 할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출연, 정부 기밀문서 유출, 삼성 뇌물,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과 관련한 뇌물수수, 강요,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 13개에 이른다.


자신을 임명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대검찰청을 나서는 김 총장.
연합뉴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전직 대통령이란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법 앞의 평등’ 원칙을 위해 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이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진 점도 부담이다.

반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오는 5월9일로 예정된 대선에 미칠 영향은 김 총장의 ‘결단’을 고심하게 만드는 요소로 평가된다. 검찰이 야권에 유리하게 수사를 진행함으로써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이 13개 혐의를 모두 완강히 부인하는 점도 변수다. 도주 가능성이 없는 전직 국가원수를 굳이 구속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총장은 현재로선 일선 수사팀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오랜 관행에 따라 박성재(54) 서울고검장 등이 참석하는 전국 고검장 회의를 열어 토론하는 방안, 검찰 원로인 전직 검찰총장들의 견해를 수렴하는 방안 등이 동원될 가능성도 있다.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임채진(65) 전 검찰총장은 자신을 임명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소환조사 후에 3주일가량 장고를 거듭하며 안팎의 의견을 구했다. 다만 검토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 와중에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