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개봉 예정인 영화 ‘특별시민’에서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나오는 배우 곽도원(44)이 캠프에 합류한 신입에게 던진 대사다.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설령 권력을 잡는 과정이 그럴지라도 정책만큼은 국민을 위한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어느날 문득 ‘정치 무관심’이 매우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배우 곽도원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정책선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여느 청춘처럼 곽도원의 20대 역시 정치가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무명시절 연습과 공연, 무대를 오가는 삶에 치이다 보니 자연스레 정치와 선거는 먼 이야기였고, 투표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공사판 아르바이트 일당 2만5000원에서 소개비, 교통비 등을 떼면 집에 1만6800원을 가지고 가던 때였다.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밖에 나가서 대통령 욕을 하면 끌려간다”는 당부를 들었다고 한다. “옆집 아저씨가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는 이야기가 나돌던 시기였다. 그래서 곽도원의 어린 시절 대통령은 ‘관심을 두면 안 되는 사람’으로 각인돼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최근의 대통령 탄핵 사태는 감회가 새로웠다. 그는 이번 사태를 “알에서 깨어나는 고통”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일로 인해 이제 진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운을 뗀 곽도원은 “무소불위의 권력은 없고, 온 국민이 대통령 역시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알에서 깨어났을 때 비치는 첫 햇살을 받는 느낌이 이렇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곽도원은 선거를 ‘당선되는 것’이 아니라 ‘뽑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가장 의미 있었던 선거가 언제였느냐는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선거는) 내가 지지하는 공약을 내건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투표소에 가 투표용지 안에 정확히 맞춰 도장을 찍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가 뽑히든 안 뽑히든 그 도장 한 번을 찍기 위해 준비했던 과정이 아까운 시간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선거를 집어 ‘특히 의미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특별기획취재팀=김용출·백소용·이우중·임국정 기자 kimgija@segye.com
△출생:1973년 5월 17일 서울
△소속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주요 출연작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타짜-신의 손(2014),곡성(2016), 아수라(2016)
△주요 수상내역
-제23회 부일영화상 남우조연상(2014),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조연상(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