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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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李 “文이 제왕적”… 文 “대연정 말 안 돼”

민주 대선주자 5차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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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가 19일 5회차를 맞이하며 후보 간 신경전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토론회마다 주요 쟁점이 반복되면서 주자들의 공격·방어전략 또한 정교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하나의 주제에 대한 난상토론이 가능해지며 서로 말을 자르고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 여러 번 연출됐다.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는 이날 KBS TV토론회에서 물고 물리는 공방을 펼쳤다.

문 후보의 ‘매머드급 자문그룹’과 인사검증 부실이 첫 공격 대상이 됐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거대 캠프를 ‘세몰이’로 규정하며 “문 후보는 제왕적 대통령의 등장을 똑같이 따라간다. 제가 정당활동 중 경험한 모든 문제를 다 안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 후보도 문 후보에게 “1000명이 넘는 자문그룹을 해산시킬 생각은 없느냐”고 질문했다. 또 최근 더문캠에 합류한 ‘박근혜 경제교사’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등을 거론하며 “적폐 뿌리인 재벌, 기득권 세력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수없이 몰려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환점 돈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 앞서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희정, 문재인, 이재명, 최성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문 후보 측 영입인사인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이 청원경찰의 근무태만을 이유로 열흘간 초소를 폐쇄했다가 혹한에서 야외근무를 하던 청원경찰이 돌연사한 의혹을 다시금 꺼내들며 “청원경찰을 동사시킨 이런 분들을 모아서 개혁이 되겠느냐”고 비꼬았다.

이에 문 후보는 자신을 ‘강물’에 비유해 “강물이 흘러가면서 많은 물을 만나고 모아, 큰 강물이 마침내 바다에 도달하는 것이 정권교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시인 출신 도종환 의원의 시 ‘멀리 가는 물’을 인용한 것으로, 문 후보는 토론회 직후 트위터에도 이 시를 올리며 적극 응수했다. 인사검증 문제 또한 “역대 정부 중 가장 깐깐한 인사검증을 한 참여정부에서 제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고 받아쳤다.

문 후보는 ‘안희정식 대연정’에 창을 겨누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안 후보를 향해 “지금은 ‘적폐세력인 자유한국당과 연정할 테니 밀어주십쇼’라고 말할 시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 또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주범인 한국당과 연정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거들었다. 이에 안 후보는 대연정의 전제조건을 거듭 강조하며 “저에게 자꾸 한국당과 연정한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정치공세이며 구태정치”라고 역공했다.

문 후보는 토론회에서 “국민의당은 정권교체 방법의 차이 때문에 갈라진 것이어서 국민의당과는 자연스럽게 통합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지원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일장춘몽을 깨시길 바란다”며 “실현불가능한 말로 남의 당을 흔들지 마시고 자기 당 비문의원 관리나 잘하는 게 좋다”고 꼬집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