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20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3차전에서 4년 만에 챔프전에 오른 ‘왕년의 농구 명가’ 용인 삼성생명을 연장 혈투 끝에 83-72로 물리치고 3연승을 거두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우리은행은 챔프전 우승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해냈다” 우리은행 선수단이 20일 경기도 용인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꺾고 챔피언에 오른 뒤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통합 5연패를 달성했다. 용인=김용학 스포츠월드 기자 |
우리은행은 2012∼13시즌을 시작으로 통합(정규리그+챔프전) 5연패를 달성했다.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은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12시즌까지 6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인천 신한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우리 왕조’가 과거 ‘레알 신한’으로 불렸던 신한은행의 대업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위 감독과 전주원(45)코치는 신한은행에서 통합 6연패를 달성한 뒤 우리은행에서 통합 5연패를 거머쥐어 11시즌 연속 우승을 합작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9번째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다.
우리은행의 강점은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이다. 맏언니 임영희를 중심으로 양지희(33), 박혜진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국내 선수진과 올 시즌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센터 존쿠엘 존스(23)까지, 우리은행 선수단은 눈빛만 봐도 어떤 플레이가 나올지 통하는 사이가 됐다. 위 감독은 지난 4시즌 통합우승을 한 선수들의 기량과 조직력을 믿었다. 예년 같으면 혹독한 훈련량으로 선수들을 다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달랐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정규리그부터 극강 전력을 과시했다. 정규 시즌 35경기 중 2패만 당하며 약 94%의 역대 최고 승률로 우승했다. 선수들은 올 시즌 우승 원동력을 “존스”라고 이구동성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무대를 처음 밟은 존스는 197㎝ 장신을 활용해 골밑을 장악했다. 존스가 골밑에서 버티면서 파생되는 공격을 바탕으로 손쉽게 점수를 쌓았다.
우리은행에도 올시즌 위기는 있었다. 주전 포인트 가드였던 이승아(25)가 개막 전 임의탈퇴로 나가면서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슈팅 가드였던 박혜진이 올 시즌 포인트가드로 거듭나 틈을 메웠고 식스맨 최은실(23)과 김단비(25)가 성장해 5연패 결실을 맺었다. 올시즌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였던 박혜진은 64표 중 39표를 받아 챔프전 MVP까지 거머쥐었다. 3시즌 연속 챔프전 MVP다. 위 감독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운을 뗀 뒤 “우리가 독식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딜레마에 빠진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일부러 열심히 하지 않을 수도 없지 않은가. 우리가 진다고 리그가 재밌어 질 것 같지는 않다. 다른팀들이 계속 올라와줘야 한다. 6연패는 열심히 하면서 운이 따르면 될 것”이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용인=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