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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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비정규직으로 사회 첫발 대졸자…10년 후에도 40% 고용불안

한국고용정보원 602명 장기추적 / 비정규직 상태거나 일 안해…2년후 정규직 전환도 20%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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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대학 졸업자 10명 중 4명은 10년 후에도 비정규직 상태로 있거나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등 극심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규직 전환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고용정보원이 펴낸 ‘대졸 청년층 노동시장 정착화 과정에 관한 장기추적 연구’에 따르면 2년제 이상 대학 졸업 후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602명 가운데 2년 후에도 비정규직 상태인 경우는 292명(48.5%)이었다.

비정규직 입직 후 2년 만에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비경제활동(비경활)인구도 187명(31%)에 달했다. 반면, 대학 졸업 후 비정규직으로 출발한 청년층이 2년 후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20% 정도에 불과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장기 추적 결과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입사 2년 후에도 비정규직인 292명 가운데 92명은 7∼10년 뒤에도 비정규직으로 종사하고 있었다. 46명은 비경활인구로 전락했다.

비정규직으로 입직했다가 2년 뒤 비경활 상태였던 대졸자 중에서도 102명(54.4%)은 여전히 불안정 고용에 처해 있거나 노동시장에 이탈한 상태로 분석됐다. 처음 비정규직으로 입직한 602명 중 240명(39.8%)은 7∼10년이 지나도 비정규직이나 비경활 상태라는 의미다.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제공하는 인센티브 세액공제를 1인당 2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30%가 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청년고용대책 점검 및 보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