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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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봄을 거닐다…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그 길로 가자

얇은 옷차림만큼 가벼워진 발걸음
한려해상바다백리길 6코스
익숙한 곳에서 잠시 벗어나 마냥 걷고 싶을 때가 있다. 날이 추울 땐 힘든 일이지만, 이맘땐 꽃과 풀과 하늘 등 우주의 기운이 따뜻하게 감싼다. 아침저녁으로 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지만, 봄이다. 나들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다. 근처 공원이나 국립공원, 도립공원을 걸으며 겨우내 웅크렸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자. 한국관광공사가 3월에 걷기 좋은 길을 선정했다.

대구올레 6코스 불로동 고분군
◆꽃길 숲길 거닐고

대구 동구 불로동 고분공원과 봉무공원, 단산저수지를 한 바퀴 순환하는 대구올레 6코스 ‘단산지 가는 길’엔 삼국시대에 조성된 불로동 고분군 211기의 고분이 복원돼 있다. 매년 봄이면 푸른 고분을 배경으로 꽃들이 만개해 황홀한 풍경을 선사한다. 봉무공원엔 각종 체육시설과 야외공연장, 야영장, 나비생태원, 나비생태학습관 등이 있다. 봉무공원 내 단산지에는 못을 한 바퀴 두르는 산책로가 조성돼 흙길을 걷고 싶은 나들이객에게 그만이다.

서울 강서둘레길
서울 강서둘레길은 개화산, 치현산, 서남환경공원, 강서한강공원을 잇는 길로 3개 코스로 나눠진다. 개화산 근린공원에 조성된 강서둘레길 1코스 개화산 숲길은 조망도 좋고 산의 오르내림도 완만해 어린아이나 노약자도 걷기 무난하다. 생태 및 역사문화, 경관자원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이 길은 방화근린공원에서 개화산 약사사, 전망대, 정상을 지나 호국충혼비, 풍산 심씨 사당, 방화근린공원으로 이어진다.

강원 오대산 선재길
강원 오대산 선재길 월정사
강원 평창 오대산 선재길은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이자 아름다운 숲길로 유명한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지나 천년 고찰 월정사를 만날 수 있다. 선재길은 오대천과 동행하며 오대천을 여러 번 건너가고 건너오면서 숲길과 물길을 번갈아 걷는다. 오대천 길이 끝나면 문수동자와 조선 7대 임금 세조에 얽힌 일화가 전해지는 상원사를 만나고 걷기도 마무리된다.

칠갑산솔바람길
충남 청양 칠갑산솔바람길 1코스 산장로는 칠갑산 정상을 오르는 길이다. 길이 시작되는 곳은 30여년 전 대치터널 개통 전에 청양, 보령, 홍성과 공주, 대전을 왕래하는 주민과 완행버스가 이용하던 옛길로 지금은 걷기 좋은 길로 변하였다. 출발점인 한치고개와 칠갑산 정상의 고도차가 크지 않고, 아늑하고 편안한 길로 조성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칠갑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야간 산행이 가능하도록 야간 조명등도 설치돼 있다.

한려해상바다백리길 6코스
◆경치에 빠져들고

경남 통영 한려해상바다백리길 6코스 소매물도등대길은 푸른 숲 탐방, 비경, 관세역사관, 해안절벽, 상괭이 등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너무도 많은 길이다. 소매물도 최고의 전망 포인트인 망태봉 정상에 오르면 ‘남해의 푸른 보석’이라 불리는 등대섬 풍광을 만나게 된다.

소백산자락길 6자락
충북 단양 소백산자락길은 소백산국립공원 자락을 따라 12자락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소백산자락길 6자락 온달평강로맨스길은 국내 대표 임도길이자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길이다. 산책로 아래 굽이치는 남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이 탐방객을 따라 다닌다.

경주 남산둘레길
경북 경주 남산둘레길 ‘동남산 가는 길’은 월성 서쪽 끝에 위치하며 남천을 가로지르는 월정교를 비롯해 불곡석불좌상, 보리사, 통일전, 염불사지 등 동남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길로, 신라 천년의 세월을 이어온 유적지이자 후손에게는 최고의 역사공원을 만나는 길이다. 

여수 금오도 비렁길 매봉전망대
전남 여수 금오도 비렁길 3코스는 동백나무들과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낭만과 신비로움을 더하고, 깎아 놓은 듯 한 기암괴석과 눈부신 해안길 곳곳이 절경이다. 매봉전망대에 서면 내 몸이 바다로 곤두박질칠 것 같은 아찔함에 소름마저 돋는 코스이다. 3월은 동백꽃이 만개해 환상적인 동백터널을 걷게 된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