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이민정책 활로 뚫어야 한다

선진국처럼 전문인력 유치 나서야 / 정책 총괄할 컨트롤타워 설치 시급
화신의 전령사 산수유가 노랗게 봄을 알린다. 지난겨울을 반영하듯 꽃봉오리가 세상을 향해 용틀임하고 있다. 그동안 격랑으로 요동치던 탄핵정국도 막을 내렸다. 매몰된 국민들의 심적 고통이야 무엇으로 대변할까마는 자연의 섭리는 화신과 더불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새롭게 몸과 마음을 가다듬을 때이다.

정치권에서는 각 정당마다 대통령 후보 경선 레이스가 한창이다. ‘장미대선’이라 일컫는 대선은 후보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후보들은 제각각 자신만이 당의 적당한 후보라며 ‘안정적 대세론’ ‘준비된 후보’ ‘대연정’ 등 정치적 수사를 쏟아내고 있다. TV공개토론이나 후보자의 정책발표를 들어봐도 진정 국가의 백년대계를 놓고 본질적인 정책을 제안하는 후보들은 많지 않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이민정책이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이민정책은 당연히 인구정책과 연관되어 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 이민정책은 대부분 국외로 떠나는 이민정책이었다. 1962년 ‘해외이주법’의 공포 이래 국민의 해외진출을 장려함으로써 인구증가 억제와 국민경제의 안정을 도모하였다. 같은 해 12월 브라질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으로의 이민도 증가하였다. 특히 미국의 경우 1965년 ‘이민·국적법’ 개정 이후 연 2만명까지 이민을 받아들이고, 이어 그 직계가족까지 제한 없이 추가로 받아들였다. 전문직이나 기술직 수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이민정책이다.

1976년 ‘입양특례법’을 통한 해외입양을 비롯하여 1960∼70년대 독일로 광원과 간호사를 파견하였다. 이후 베트남은 물론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 중동개발에 노동자를 진출시켰다. 이 모든 것이 인구증가 억제정책과 연관된 해외 이민정책이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다르다. 한동안 지속된 한류열풍과 더불어 우리나라는 찾고 싶고 머물고 싶어하는 이민 선호국가가 되었다. 그동안 이주노동자나 결혼이민자들의 인권문제를 놓고 불협화음이 분출되기도 하였지만,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 젊은이들에게는 단연 선망의 대상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국가경쟁력과 경제력의 향상이 조건이 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 출신 이민자는 2016년 12월 205만명으로 집계되었다. 2030년에는 300만명을 상회하여 전체 인구의 5.8%에 해당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경제활동 및 학업 등의 단기체류 이민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활동 연령대인 20∼50세가 83%로,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등으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유입이 증대되었다. 단기체류 이민자는 주로 기피산업에 대한 인력부족 현상 해소 차원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국내 인력의 부족률은 24%에 달하고 있다. 2017년부터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에 따라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결국 정부는 인구구조의 고령화 대응정책의 일환으로 이민자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선진국은 단순노동력 유입에서 제한적인 전문인력 유입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덴마크와 프랑스 등 상당수의 경우 노동이민에서 기술 및 자격심사를 강화하는 이민법을 개정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와 같이 전통적인 이민자 수용국가에서도 이제는 같은 양상의 이민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정부도 이민정책 통합 컨트롤타워 같은 조직이나 정부위원회를 통해 이민 유형의 다양화와 이민정책, 이민법 등 효율적인 업무총괄이 필요하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