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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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흙탕’ 민주당 경선, 네거티브 멈추고 정책으로 승부하라

문재인·안희정 서로 인신공격 / 분열·갈등의 ‘뺄셈 경쟁’ 벌이면 / 국민은 미련 없이 돌아설 것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점입가경이다. 비방과 흠집 내기로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래 가지고서야 경선 결과를 깨끗이 인정하는 아름다운 승복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안희정 경선후보는 어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후보와 문재인 캠프의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면서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운영도 불가능하다”고 비난했다. 문 후보의 ‘전두환 표창’ 발언 해명을 요구한 데 대해 문 후보가 전날 토론회에서 “네거티브”라고 반발하자 안 후보가 맞받아친 것이다. 앞서 문 후보는 “네거티브는 상대를 더럽히기 전에 자기를 더럽힌다”고 지적했다. 두 후보가 안 후보의 ‘대연정론’과 ‘선의’ 발언을 놓고 티격태격하다 감정이 쌓인 끝에 정면충돌한 것이다. 문 후보 지지자들이 문 후보를 비판하는 인사들에게 걸핏하면 문자폭탄을 쏟아내는 행태에 대한 당 안팎의 불만도 폭발 직전이다.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 33.8%, 안 후보 18.9%, 이재명 후보 10%를 각각 기록했다. 세 후보의 지지율 합이 60%를 넘는다. 세 후보 중 누가 나오더라도 1위를 차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많다. 민주당 경선이 곧 대선 본선이란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민주당 경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민주당 경선 투표에 참여하는 선거인단 모집 결과 214만명이 넘었다. 2012년 선거인단 신청자 수인 108만명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민주당은 국민의 뜨거운 열기에 상응하는 경선의 품격을 보여줘야 한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누워 침 뱉는 저질 경쟁이 아닌 정책과 비전으로 우열을 가리는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집권 능력을 보여주기보다 상대 험담이나 늘어놓는 인신공격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그렇잖아도 경제 살리기, 안보, 일자리 확충,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한 정책 경쟁이 실종됐다는 걱정이 많다. 정권교체, 시대교체를 주장하면서 상대를 헐뜯는 후진적 네거티브를 답습해선 안 된다.

대선 분위기가 민주당 독주체제로 흘러가는 것을 불안하게 지켜보는 국민이 적지 않다.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도 많다.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뺄셈 경선’을 접고 화합과 통합을 이끄는 ‘덧셈 경선’을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은 미련 없이 돌아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