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중앙중학교 시절 학교를 오가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했던 후문쪽 횡단보도 때문이다. 조양은 당시 도심의 왕복 4차로인데도 신호등이 없다보니 급하게 달리는 차량에 언제 부딪힐 지 몰라 가슴 조린 나날이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왼쪽)이 22일 오후 정부세종2청사에서 열린 안전신문고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조은수(16)양에게 최우수상을 시상하고 있다. 국민안전처 제공 |
조양은 지난 겨울방학 때 학교에서 나눠준 안전신문고에 관한 안내장을 접하고 이 문제를 신고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한 학년 위인 오빠는 “네가 신고해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할아버지도 “20년 넘게 그 문제가 제기됐는 데도 잘 풀리지 않고 있다”며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조양이 안전신문고에 신고하자 이틀 만에 관할 경찰서로부터 답변이 왔다. “제반 여건상 신호등 설치가 어려운 구간이지만, 신호체계를 검토해보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 해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인 7월 신호등이 설치됐고, 경찰은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 전후로 약 2시간만 신호등을 가동하는 운영의 묘를 살렸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가운데)이 22일 오후 정부세종2청사에서 열린 명사초청 안전 통통 직장교육에 참석해 안전신문고 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른쪽이 조은수(16)양. 국민안전처 제공 |
조양은 이 같은 체험담을 적어 올해 1∼2월 국민안전처가 안전신문고 앱 구축 2주년을 맞아 손해보험협회와 함께 실시한 ‘안전신문고 체험수기 공모전’에 보냈다. 안전신문고는 국민들이 스마트폰 앱이나 안전신문고 포털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위험요인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 손쉽게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국민안전처는 22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시상식을 갖고 ‘작은 관심 하나로 안전과 편의 두 마리 토끼 잡기’를 출품한 조양에게 최우수상(상금 200만원)을 시상하고 격려했다.
국민안전처는 수상작을 포함한 응모 작품 358점을 안전신문고 체험 사례집으로 발간해 각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홍보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