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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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김진태 ‘범보수 후보단일화’ 격돌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TV토론 / 洪 “이번 대선은 연대 불가피” / 金 “이념 다르면 파괴력 없어” / 경선 현장투표율 18.7% 그쳐
자유한국당 유력 대선주자인 홍준표 후보는 26일 TV토론에서 범보수 후보단일화 문제를 놓고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홍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친박계 내부의 반발을 잠재우고 국민의당 유력주자인 안철수 후보를 설득하는 것이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선후보가 2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국방 정책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후보는 이날 KBS 대선후보 경선토론회에서 “이번 대선은 국민한테 알릴 시간도 없기 때문에, 연정하고 연대하고 연합해서 치를 수밖에 없다”며 “좌파의 전유물이던 선거 연대를 우파에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자기 색깔로 주장해서 지금 어떻게 대선을 치르겠느냐”며 “정치는 결과”라고 단일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친박계 김진태 후보는 “느닷없이 경선 중에 다른 당 후보와 연대한다고 한다”며 홍 후보를 몰아세웠다. 김 후보는 “서로 이념이 다른 연대는 파괴력이 없다”며 “잘못하다간 한국당 당원들은 후보도 못 내고, (바른정당) 유승민이나 (국민의당) 안철수를 밀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도 두 후보는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설전을 이어갔다. 홍 후보는 “보수의 대표로 뽑았던 분이 대통령을 하면서 국민 앞에 부끄러운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에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탄핵하게 된 것”이라며 “그분이 탄핵된 것은 그분의 위기이지 보수 전체의 위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국민의 압도적 다수에 의해 탄핵된 게 아니라 ‘여론 심판’이 된 것”이라며 “홍 후보의 시각은 바른정당, 국민의당의 시각이지 자유한국당의 시각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여론조사에서 당내 선두를 달리는 홍 후보가 협공에 몰리는 상황이 반복되자 홍 후보도 “초등학생들이 토론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물으면 안 된다” “어이가 없다” 등 직설적인 표현을 써가며 방어막을 쳤다.

홍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존 육·해·공군에 해병특수전사령부를 신설해 ‘4군 체제’로 개편하는 내용의 국방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홍 후보는 또 1991년 한반도에서 철수한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겠다고 공약했다.

한국당은 이날 전국 231개 지역에서 18만2000명의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현장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3만3937명이 참여해 총 18.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선출됐던 2012년 경선 선거인단 투표율 41.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기록이다. 한국당은 29, 30일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 뒤 31일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