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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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대기오염 우선 개선하라

국민건강 치명타… 근원적 대책 필요
경제 살린다고 환경 소홀해선 안 돼
얼마 전 서울 대기의 질이 전 세계의 주요 도시 중 두 번째로 나쁘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출퇴근을 하면서 운동 삼아 매일 한 시간 정도를 걷는 필자로서도 대기의 질이 나쁘다는 소식은 반갑지 않았다.

인간은 호흡을 통해 공기가 몸속에 흡입되기에 대기의 오염은 건강에 해로울 뿐 아니라 노약자와 호흡기 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환경문제는 광범위하게 장시간에 걸쳐 폐해가 나타나기에 이를 대처하기 위한 방안은 임기응변적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승준 고려대 교수·물리화학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 상태는 대기 중의 미세입자 두 종류, 즉, 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 미만의 PM2.5와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PM10, 그리고 오존,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황의 농도를 측정해 산출하는 양을 기준으로 각각의 물질에 대해 대기의 상태와 건강에 미치는 위해성을 고려해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의 4단계로 나타낸다. 이후 이를 통합한 후 통합대기환경지수(CAI)를 통해 대기의 상태를 국민에게 알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대기의 질을 나타내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대기질 지수(AQI)라고 불리는 수치로 나타내지만 이를 구성하는 대기 오염물질의 종류와 그 척도가 나라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우리나라의 CAI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에서 정한 AQI기준과 거의 유사한 방법으로 정한 것이다.

대기의 위해한 물질은 크게 두 가지 원인에 의해 만들어진다. 하나는 자연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이다. 화산재나 황사는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공사현장의 먼지라든가 화력발전소나 자동차의 배기가스는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이다. 위해한 성분은 1년을 통해 상당히 변화한다. 가령 3, 4월에는 미세먼지의 농도가 상당히 나쁘지만 여름에는 오존이나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나빠지게 된다. 이에 이러한 현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인간의 활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대기 오염물질은 공사현장에서 만들어지는 먼지와 같이 바로 대기의 오염을 만드는 1차 오염 물질도 있지만, 기체 상태의 작은 유해 분자 화합물이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다양하게 뭉쳐지는 2차 오염 물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러한 2차 오염 물질은 자동차나 공장에서 화석연료라고 부르는 석탄이나 석유제품 등에 포함된 불순물이 연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 유해한 성분과 작은 분자의 유기화합물, 금속화합물 등이 대기 중에 배출되고, 이들이 자연환경 속에서 반응과 함께 뭉쳐지면서 PM2.5와 같은 초미세먼지를 만들게 된다. 이것의 구성 물질은 인체에 상당히 치명적인 화합물이기에 폐 깊숙이 침투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기에 위험하다. 그리고 PM2.5는 상대적으로 가볍기에 대기에 부유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은 그 원인을 보면 내부로부터 생성되는 것이 있지만 외부에서 유입되는 것도 있다. 황사가 중국으로부터 오는 것은 지리적인 위치로 인해 수천 년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석탄중심의 연료에 의한 대기오염물질이 황해를 건너 우리나라의 대기오염에 새로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추정이 아닌 정확한 이유를 밝히고 국제적인 공동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은 우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원인을 밝히고, 그에 대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적합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환경오염은 에너지와 자원 사용에 의해 일어나기에 환경문제는 국가의 에너지 자원 인프라 정책과 항상 연관이 돼 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 국가 경제를 위해 환경문제를 소홀히 다루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국가 정책은 국민의 안락한 삶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기오염 문제 해결은 우선순위가 높은 정책이 돼야 할 것이다.

전승준 고려대 교수·물리화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