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방문 중인 외교안보 소식통은 29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 측 인사에게서 미·중 정상회담 테이블에 사드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가 있으며 미국이 중국에 양보해 사드 배치를 한국 대선 이후로 연기하는 쪽으로 중국과 협상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사드 배치 연기는) 미국이 중국에 꼬리를 내린 것과 같다”며 “사드 배치 연기가 현실화된다면 문제가 아주 심각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우리의 안보적 손실이 너무 크고 우리 정부 입장도 상당히 난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사드 배치 속도 조절론에 대해 일단 회의적인 분위기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정대로 사드를 배치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 6일 미국 본토에 있던 사드 포대 일부 장비를 한국에 반입하는 등 사드 조기 배치에 속도를 내왔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등 최근 방한한 미국 고위 인사도 사드를 차질 없이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정치 문제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어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적당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 의회가 중국의 사드 보복 규탄 결의안을 공식 발의하는 등 미·중 대립이 격화하는 양상이지만 미·중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미국이 사드 양보해주는 대신 중국으로부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협력을 얻어내는 거래를 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현실화할지는 회담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