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보 보수’ 안철수 부상, 무원칙한 연대는 경계해야

국민의당 안철수 경선후보가 대선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최근 복수의 여론 조사에서 잇따라 그렇게 나왔다. 당내 지역 경선에서 거푸 압승하는 데 따른 컨벤션 효과와 민주당 경선에서 밀리는 안 지사 표가 안 후보에게 모이는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등장하고 낙마하는 과정에서 순위가 4위까지 밀렸다. 대연정을 주창한 안 지사에 보수표가 쏠리면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27∼29일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35.2%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안 후보는 17.4%를 얻어 여전히 차이가 많이 나는 2위다. 하지만 보수세력이 안 후보에게 관심을 보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추격의 동력 확보 차원에서 의미 있는 변화의 조짐이라고 할 수 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와 사드 배치 및 대북 인식 등 안보관에서 차이가 크다. TV토론에서 “튼튼한 안보, 자강안보로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며 “당선되면 안보실장을 가장 먼저 선임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보수적 안보관을 분명히 했다. 사드 배치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꿔 말 바꾸기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보수적 안보관을 확고히 하고 있다. 보수세력은 탄핵에 이어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자유한국당이 도로친박당이 되는 것에 실망하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보수세력이 안 후보에게 대안을 찾는 것인지는 추후 여론의 추이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안 후보의 부상과 함께 반문재인 세력의 결집 시도가 대선정국에서 또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그제 만나 연대를 논의했다. 김 전 대표는 내주 초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반문세력 결집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2012년 총선과 대선 때의 야권연대처럼 ‘묻지마 연대’라면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대선 연대를 하려면 안보관과 경제성장론, 복지정책 등을 두고 후보와 정당 간에 가치와 생각을 공유하는 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