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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10%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던 국민의당 안철수 경선후보의 지지도가 최근 상승하기 시작했다. 10개월 만에 2위에 올라섰을 정도다. 30일 발표된 리얼미터·MBN·매일경제(27∼29일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의 지지도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4.8%포인트 오른 17.4%로, 5.1%포인트 하락한 안희정 후보(12.5%)를 3위로 밀어냈다.
2위까지 치고 오른 안 후보의 이 같은 지지율 상승은 대선 지형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평론가·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안 후보 지지도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야당 경선이 큰 이변 없이 유력 주자 쪽으로 저울추가 기울면서 국민 관심이 본선 진출 후보 간 대결로 옮겨 갔다는 설명이다.
한국정치아카데미 김만흠 원장은 “지금까진 민주당 내부 경선이 압도적으로 국민 주목을 받았지만 이젠 문재인 대 안철수 등 본선 후보 간 구도가 주목받게 돼 그동안 언론 보도 등에서 소외됐던 안 후보가 득을 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안 후보가 2위로 올라선 건 예측됐던 일”이라며 “4월 3,4일이면 민주당, 국민의당 후보가 확정되는데 2위 후보에겐 하위 후보 지지도가 옮겨 오는 ‘밴드왜건’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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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경선후보가 30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경선 토론회에 앞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전문가들은 호남·충청 경선에서 문 후보 대세론을 저지하지 못한 안희정·이재명 후보 지지세력 중 일부가 문 후보 대신 안철수 후보 쪽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시작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리얼미터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안희정 후보 지지층 절반 정도는 자당 후보로는 가능성 없다고 판단한 비민주당 지지층인데 이들이 다시 대안 후보로 안철수 후보를 선택하고 있다”며 “분석 결과 최근 안희정 지지층이 거의 그대로 안철수 쪽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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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경선후보가 30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마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
하지만 ‘문 대 안’ 구도가 양강 구도로 이어질까에 대해선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현 상태로는 유의미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양자 구도에선 안 후보가 문 후보와 겨뤄볼 만하다. 진보·보수 대결이 아닌 진보·중도 대결이 되기 때문이다. 다자 구도로 가게 되면 문 후보가 월등히 유리하다”고 말했다. 권 실장도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양자 구도라면 문·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여야 한다. 다만 안 후보가 연대를 한다면 오차범위 내 양자 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세력과 연대에 부정적인 호남 표심 이탈을 피해야 하는 안 후보로서는 다자 구도를 양자 구도로 바꿀 수 있는 연대카드를 선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성준·이동수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