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본선 경쟁 구상의 밑그림 일부를 공개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당론과 이념이 상충되는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배제한 채 한식구였던 바른정당에만 단일화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바른정당이 조건 없이 한국당으로 들어오는 ‘흡수통합론’을 내세웠다.
홍 후보는 “후보 단일화는 국민의당과는 하기 어렵겠다”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는 단일화를 한다기보다 우리한테 들어오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어 “이번 대선은 4강 구도로 갈 것”이라며 “좌파 2명, 얼치기 좌파 1명, 보수 1명”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가 언급한 좌파 2명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 얼치기 좌파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보수 1명은 본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바른정당과 유 후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단일화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홍준표 후보가 3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54.2%의 득표율로 대선후보에 선출된 후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이날 한국당 대선후보 선출대회 현장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5000여명의 당원들이 참석했다. 사전에 현장투표와 여론조사가 마무리된 상태였기 때문에 행사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지만, 홍 후보의 승리가 결정되자 김 후보 진영의 지지자 일부가 “태극기 민심을 왜곡한 조작이다” “후보를 김진표로 번복하라”고 고함을 지르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