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도 결국 지구 중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만큼 땅으로 내려앉거나 비에 씻긴다. 하지만 미세먼지의 일생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 토양에 흡수된 미세먼지의 각종 중금속 성분은 식물 뿌리나 토양 효소 활동을 통해 생태계로 진입한다. 호흡기가 아니어도 생태계 먹이사슬이라는 먼 길을 돌아 최종 소비자인 사람에게 얼마든지 도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수용성 금속은 금속 성분이 인체를 돌아다니게 하는 일종의 ‘대리인’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최근 미세먼지 성분 가운데 수용성 금속 성분이 각국 연구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2012년 4월(6∼26일)과 5월(24∼30일)에 베이징 스징산구에서 다양한 크기의 대기오염물질을 포집해 성분 분석을 벌였다.
그 결과 PM10의 경우 수용성 금속이 납은 98.2ng/㎥, 철 38.4ng/㎥, 망간 32.7ng/㎥, 구리 15.5ng/㎥, 바륨 14.3ng/㎥, 비소 12.1ng/㎥, 스트론튬 11.7ng/㎥ 등이 검출됐다.
캐나다 에든버러에서 진행된 비슷한 연구에서 수용성 납은 5.64ng/㎥, 망간 1.16ng/㎥, 구리 2.25ng/㎥ 등이 검출된 것에 비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총 금속 양은 입자 크기 2.5∼10㎛(초미세먼지∼미세먼지 정도의 입자)에서 가장 많았고, 수용성 금속은 그보다 더 작은 0.44∼0.77㎛에서 가장 고농도를 보였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