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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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미세먼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스며들 뿐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해를 끼치는 가장 대표적인 경로는 사람의 코 속으로 들어가 폐에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는 전체 양에 비하면 극히 일부일 뿐이다. 나머지 입자들은 어디로 갈까.

미세먼지도 결국 지구 중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만큼 땅으로 내려앉거나 비에 씻긴다. 하지만 미세먼지의 일생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 토양에 흡수된 미세먼지의 각종 중금속 성분은 식물 뿌리나 토양 효소 활동을 통해 생태계로 진입한다. 호흡기가 아니어도 생태계 먹이사슬이라는 먼 길을 돌아 최종 소비자인 사람에게 얼마든지 도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수용성 금속은 금속 성분이 인체를 돌아다니게 하는 일종의 ‘대리인’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최근 미세먼지 성분 가운데 수용성 금속 성분이 각국 연구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과학원 연구팀이 2015년 국제학술지인 ‘대기환경(Atmospheric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베이징 미세먼지(PM10)에서 적잖은 농도의 수용성 금속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2012년 4월(6∼26일)과 5월(24∼30일)에 베이징 스징산구에서 다양한 크기의 대기오염물질을 포집해 성분 분석을 벌였다.

그 결과 PM10의 경우 수용성 금속이 납은 98.2ng/㎥, 철 38.4ng/㎥, 망간 32.7ng/㎥, 구리 15.5ng/㎥, 바륨 14.3ng/㎥, 비소 12.1ng/㎥, 스트론튬 11.7ng/㎥ 등이 검출됐다.

캐나다 에든버러에서 진행된 비슷한 연구에서 수용성 납은 5.64ng/㎥, 망간 1.16ng/㎥, 구리 2.25ng/㎥ 등이 검출된 것에 비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전체 금속 질량 가운데 수용성 금속의 질량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금속 수용성’은 비소가 62.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카드뮴 59.2%, 납 52.2%, 안티몬 51.4%, 구리 47.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총 금속 양은 입자 크기 2.5∼10㎛(초미세먼지∼미세먼지 정도의 입자)에서 가장 많았고, 수용성 금속은 그보다 더 작은 0.44∼0.77㎛에서 가장 고농도를 보였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