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에 따르면 부치치 총리는 대선 직후 여러 출구조사에서 58%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부치치 총리는 야권 분열로 모두 11명의 후보가 난립한 이번 선거에서 반사이익을 얻으며 이변이 없는 한 1차 투표에서 손쉽게 승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됐다. 부치치 총리는 당사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나의 승리는 수정처럼 투명하게 드러났다. 오늘은 세르비아가 어느 쪽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날”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옛 유고슬라비아연방을 수십만명이 사망하는 내전으로 몰고 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에서 정보부 장관을 지낸 부치치 총리는 내전이 끝난 뒤 이전의 극단적 국가주의자 성향에서 탈피, 유럽연합(EU) 가입을 밀어붙이는 등 친서방 개혁주의자로 변신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발칸반도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선 직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전투기, 전투용 전차, 장갑차 지원 약속을 받는 등 러시아의 공식적인 지지를 등에 업었다.
포퓰리즘 성향의 세르비아 혁신당(SNS) 대표로 2014년 4월부터 총리를 맡고 있는 부치치는 당선이 확정되면 임기 5년의 대통령으로 자리바꿈을 하게 된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세르비아는 대통령보다 총리의 실권이 크고, 대통령은 상징적인 역할에 머물렀으나 부치치가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의 권한이 지금보다 훨씬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혁 선임기자 nex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