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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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뜨락] 뻐꾸기 울던 날

박성규

빈집털이 전문가가
동네 근처에 왔단다

제비에겐 방 한 칸
세주는 한이 있더라도
집은 절대 비우지 말아야 한다

오죽하면 통장님이
쉰 목소리 가다듬은 방송으로
문단속까지 당부하실까

뻐꾸기가 울면
집을 비우지 말아야 한다

까닭일랑 묻지를 말고

-신작시집 ‘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문학의전당)에서

◆ 박성규 시인 약력

△경북 경주 출생 △2004년 ‘시인정신’ 신인상 △시집 ‘꽃아’ ‘멍청한 뉴스’ ‘오래된 곁눈질’ ‘어떤 실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