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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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보는세상] 신선놀음이 따로 있나

서울 남산도서관 앞 계단에 임시 기원이 차려졌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봄 햇살을 받아 온돌방처럼 따뜻하게 데워진 계단에 앉아 바둑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어르신 한 분이 자연스레 가던 길을 멈추고 본격적으로 구경하십니다. 그러다 이내 훈수까지 두십니다. 봄 내음인지 따스한 사람 냄새인지 훈훈한 게 사방에 퍼집니다. 보온병에 싸온 커피를 나눠 마시며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시골 마을 사랑방의 푸근한 정취가 진하게 느껴집니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남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