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승-김락준 |
김군은 1995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제33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메카트로닉스 직종의 금메달리스트인 김락준(44)씨의 아들이다. 초등학생 시절 아버지를 따라 전국 곳곳의 기능경기대회를 구경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지방대회에 출전하기까지 아버지의 영향이 지대했다. 그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막연히 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던 메카트로닉스를 실제로 접해보니 적성에도 맞고 향후 진로에 대한 확신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2019년 러시아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아버지처럼 후배들을 잘 이끌어줄 수 있는 참된 기능인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명성계전 자동화부 팀장을 맡고 있는 김락준씨는 “요즈음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가 어렵다던데 조언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진로를 결정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부터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것은 물론, 평소에는 고교 기능경기대회 준비반 학생들을 공장으로 초대해 직접 지도해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김씨 부자처럼 대를 이어 활약하는 기능인뿐만 아니라 ‘형제 기능인’도 등장했다.
유환진 |
유환진군은 “동생과 함께 훈련하며 준비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는데 나란히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환진군은 중학생 시절 준수한 성적을 뽐냈지만 남들처럼 대학에 진학해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주변에서 향후 전기 계통이 유망하다는 조언을 듣던 중 선생님의 추천으로 동력제어를 접한 그는 흥미있는 분야를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에 공고에 입학했다.
유환수 |
어엿한 의상디자이너의 솜씨를 뽐낸 다문화 여성도 주목을 받고 있다.
투황나 |
베트남에서 웨딩드레스 대여업에 종사했던 부모님 덕분에 옷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어린 시절 옷을 입어보고 만들어보는 꿈을 꿨을 정도로 의상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2005년 베트남에 출장온 남편을 만나 결혼해 한국에 온 뒤 출산과 육아 탓에 꿈은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던 중 투황나씨는 5년 전 경남 마산의 한 패션직업전문학교를 다니면서 지방기능경기대회에 대해 알게 됐고 다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처음 출전한 2013년 지방대회에서는 우수상을 차지했고, 2015년 지방대회에서도 3위에 입상했다.
옷 수선업에 종사하고 있는 투황나씨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매일 오후 6시 이후 가게에 남아 훈련을 거듭해 왔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인 큰 딸이 손 뜨개질에 관심이 많다”며 “언젠가 꼭 함께 대회에 참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로서 모범을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갈고 닦은 기술을 이용해 다른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의 정착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예비 숙련기술인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은 지방기능경기대회는 1966년 처음 시작됐다. 지난 5일부터 엿새 동안 치러지는 올해 대회에는 6755명의 기능인이 도전장을 내밀고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방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기능인들은 오는 9월 4∼11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52회 전국기능인경기대회에서 다시 한 번 기량을 뽐낼 예정이다. 또 전국대회의 직종별 1∼2위 입상자에게는 2019년 열리는 제45회 러시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박영범 이사장은 “기능경기대회를 통해 우리 사회의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대회를 통해 배출된 많은 예비숙련기술인들이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고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