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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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오빠랑 도장 찍고 놀러 갈래요"

국민 5명 중 4명은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청년층 투표 열기가 지난번 제18대 대통령선거 때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최근 대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이면 선거 얘기를 나누고, 대선에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이른바 '왕따'되는 분위기다.

고려대·이화여대 등 30여개 대학 총학생회 모임인 '전국대학 학생회 네트워크'는 최근 대학생 약 5000명을 조사한 결과 이번 대선에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91.6%에 달했다고 밝혔다.

◆대학생 91.6% "이번 대선에 투표하겠다"

성균관대에서는 '대학생 투표 독려를 위한 성균인 행동'이라는 학내 모임이 꾸려져 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유인물이나 강의실 책상에 '열심히 시험공부 하는 그대도 멋지지만 대선 투표에 참여할 그대는 더 멋지다', '도장 찍고 놀러 가요' 등을 적은 접착식 메모지(포스트잇)를 붙여 학우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대학생 김모(23)씨는 "앞으로 젊은 세대들이 이끌어나갈 세상이다. 우리들이 선택하는 후보가 당선되었으면 한다"며 "지난 10년간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한국사회는 도태됐던 게 사실이다. 이번엔 제대로 투표해 미래를 이끌어나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29)씨는 "이화여대 부정 입학, 세월호 사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민정수석의 권력형 비리 묵인 등을 되풀이하지 않게 하기 위해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며 "이는 그간의 불통과 거짓, 비상식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제 이 촛불민심을 투표로 보여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청년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한국 정치 현실을 바꾸기 위해선 이번 대선에 투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30대를 타깃으로 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대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한 쇼핑몰은 간단한 선거 상식 퀴즈 정답을 맞추면 추첨을 통해 티셔츠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한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는 이모(37)씨는 "투표하는데 하루 종일 시간 뺏기는 게 아니다"라며 "투표 안 한 이들은 정치 욕할 자격도 없다. 민주주의는 참여한 자들의 몫"이라고 전했다.

◆청년층 유권자 표심, 대선판도 좌우할 중요 변수

전문가들 사이에서 청년층 유권자의 표심이 대선판도를 좌우할 중요 변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지난해 치러진 제20대 총선 투표율을 보면 20~30대 투표율은 제19대 총선에 비해 큰폭으로 상승했다. 20대 전반 투표율은 45.4%에서 55.3%로, 20대 후반은 37.9%에서 49.8%, 30대 전반도 41.8%에서 48.9%로 치솟았다.

지난 총선에서 처음 실시된 사전투표도 청년층의 참여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이번 '장미대선'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청년층의 표심이 대선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도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했거나 지지후보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이하 연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갤럽의 '4월 2주 정례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를 묻는 문항에 지지후보가 없거나 유보중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이하(14%), 60대 이상(12%), 50대(11%) 순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