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하는 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의 5차 TV토론회에서는 강력한 ‘1대1’ 질의응답 식으로 진행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결국 국민이 보는 앞에서 말을 주고받았다.
홍 후보와 심 후보는 이전 TV토론회에서는 서로 정책공약에 대해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앞서 심 후보는 홍 후보에게 사퇴를 주장하며 토론 대상자로 삼지 않겠다고 천명했었다.
TV토론회에 나와도 서로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상대 후보 정책에 대해 검증하지 않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자 토론회 주최 측은 특단의 조치로 강력한 ‘1대1’ 토론방식을 택해 아쩔 수 없이 토론에는 임하도록 했다.
이 토론방식은 홍 후보와 심 후보간에 토론을 이끌어 내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두 후보 간에 질의문답 행태를 보면서 여전히 앙금은 깊게 남아있음을 확인시켰다.
이날 토론회에서 심 후보가 정책을 발표했고 홍 후보가 ‘1대1’ 질의응답 순서에 따라 심 후보에게 담뱃세 인하와 유류세 인하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심 후보는 “홍 후보와 말을 섞지 않으려고 했는데 토론의 룰은 국민의 권리라고 생각해서 토론회에 임한다”며 초반부터 TV를 지켜보는 국민의 말초신경을 건드렸다.
토론 중에 심 후보는 “담뱃세 인하 얘기하기 전에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 당에서 인상했지 않느냐”고 비꼬았고 홍 후보도 “동의 하느냐를 물었는데 말을 그런 식으로 하나. 나도 심 후보랑 얘기하기 싫다”고 발끈했다.
이 외에도 심 후보는 사안 때마다 “주적이 노조냐” “가짜뉴스다” “노동권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것인데, 그걸 부정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 “펙트체킹 결과 나오면 책임져라” “부당한 걸 왜 홍 후보가 판단하느냐”고 쏘아 붙였다.
홍 후보도 “토론 태도가 왜 그러느냐. 오늘도 또 책임지라고 협박하는데 같은 후보끼리 그러는 거 아니다”“모든 게 그렇게 배배 꼬여있나”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며 맞받아쳤다.
한편 대선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회가 2일 밤 8시부터 2시간 가량 열린다. 홍·심 두 후보 간 열띤 토론을 끌어내기 위한 주최 측의 또다른 묘안이 있는지 주목된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사진= 세계일보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