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정부에서 임명된 김두희 총장은 이듬해인 1993년 김영삼정부 출범 후 법무부 장관에 기용되는 형태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영삼정부에서 임명된 김태정 총장도 김대중정부 출범 후 똑같은 전철을 밟았다. 김대중정부에서 임명된 김각영 총장은 2003년 노무현정부 출범 직후 TV로 전국에 생중계된 ‘검사와의 대화’에 출연한 대통령이 “지금의 검찰 지휘부를 못 믿겠다”고 발언하자 충격을 받아 스스로 사퇴했다. 임채진 총장은 이명박정부 출범 후 자신을 임명한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하다 그가 갑자기 서거하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명박정부는 임기 종료를 약 3개월 앞둔 2012년 11월 한상대 총장의 갑작스러운 낙마로 검찰총수가 공석이 되자 아예 임명을 포기하고 박근혜정부에 인사권을 넘겼다.
검찰 안팎에선 ‘검찰의 정치적 중립 확보를 위해선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총장 임기가 지켜지는 풍토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총장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면 임기제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검찰 간부 출신 한 변호사는 “지금 총장 임기가 2년밖에 안돼 대통령 한 명이 서너 명의 총장을 임명할 수 있는데, 이것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만큼 총장 임기 연장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