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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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말잔치 공약'…사회분야 절반 실행 불확실

[한국정치학회 대선후보 공약 평가] 260개 사회·교육·문화 공약 중 128개 “실행 불명확” 43개 “모호” / 정치분야 文·安·洪 실효성 낮아 / “공약 이행 직결 재원방안 미흡”
5개 주요 정당 대선후보들이 대선 기간 ‘장밋빛 공약’을 쏟아냈지만 구체적으로 기술하지 않고 모호하게 표현하거나 정확한 수치나 비율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등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은 소속 정당의 정체성이나 자신의 소신과 다른 공약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여성·문화·교육 분야의 경우 다섯 후보의 공약 중 무려 49.2%가 실행가능성이 불명확한 공약으로 평가됐다.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이틀앞둔 7일 고양 국제 꽃박람회가 열리는 일산 호수공원 한울광장 부근에서 투표참여 홍보행사를 실시했다.
고양=서상배 선임기자
한국정치학회(회장 진영재 연세대 교수)가 주요 5당 대선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과 일반에 공개한 ‘정책공약집’의 정책공약을 △정치 △외교·안보·통일 △경제·복지 △사회·여성·문화·교육 4개 분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먼저 정치 공약의 경우 문 후보는 세부 공약 1424개 가운데 209개(14.7%)를 제시했고 홍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16개(9%)와 61개(5.6%)를 포함시켰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각각 12개(7%)와 29개(10.5%)를 약속했다. 이들 정치 공약을 매니페스토 평가툴인 SMART 지표로 이행가능성(각 지표당 5점, 총 25점)을 평가한 결과 문(평균 10.4점), 안(〃 13.2점), 홍(〃 13.6점) 후보 등 주요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SMART 지표란 구체성(Specific), 측정가능성(Measurable), 달성가능성(Achievable), 적절성 또는 타당성(Relevant), 시간계획성(Timed)의 5가지 기준으로 한 대표적인 공약 평가지표다.

사회·여성·문화·교육 분야와 관련해선 다섯 후보들의 공약 260개 중 43개(16.5%)가 공약의 방향과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치, 법안, 수단 등을 제시하지 않는 ‘모호한 공약’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이들 사회·여성·문화·교육 분야 공약 260개 가운데 49.2%에 해당하는 128개가 실행가능성이 불명확한 공약인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뒤늦게 후보로 확정된 홍 후보는 이 분야 48개 공약 가운데 무려 34개(70.8%)가 실행가능성이 불명확한 것으로 분류됐다.

외교·안보·통일(남북) 분야와 관련해선 문, 안 후보는 외교·남북 분야 정책공약을 상대적으로 많이 제시한 반면 홍, 유, 심 후보는 국방안보 분야의 공약을 더 많이 낸 것으로 분석됐다. 각 후보들은 ‘일자리 창출’, ‘산업 육성’, ‘재벌개혁(경제민주화)’ 등 오래된 경제 공약을 다시 제시했지만 소요 재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고 지속가능한 방안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분석을 주도한 한국정치학회의 심세현 중앙대 정치학 박사는 “국가 정책은 최고 결정자의 의지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예산이 필요한데, 전반적으로 정책공약 이행과 직결되는 재원마련 방안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별기획취재팀=김용출·백소용·이우중·임국정 기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