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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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노동감독원 "야근 적어도 휴가 없으면 과로사"

일본에서 50대 여성 직장인의 돌연사를 두고 회사와 유가족이 긴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과로사로 인정받았다.
 
일본 노동 기준 감독원은 초과 근무시간이 ‘과로사 라인’인 월 80시간에 못 미치더라도 휴가가 없었던 점을 지적하고 지난 5일 과로사를 인정했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휴가도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1월 일본 야마구치현의 한 도시락 공장에서 일하던 50세 여성이 돌연사했다. 사인은 심장질환으로 밝혀졌다.

이 여성은 월평균 70시간의 야근을 했고, 휴일은 6개월간 단 4일에 그쳤다. 또 숨지기 전인 10월에는 휴일이 단 하루도 없었다. 

현과 회사는 ‘월 80시간 초과근무’를 과로사 기준으로 지정하고 있는 만큼 여성의 산재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2015년 11월 일본 야마구치현의 한 도시락 공장에서 일하다가 돌연사한 50세 여성은 1년6개월여 만인 지난 5일 과로사 인정을 받았다. 사진은 과로사를 인정한 노동 기준 감독원의 문서. 유가족은 "제도가 개선돼 더는 과로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유족의 변호를 맡은 과로사 변호단은 "현재 노동기준법은 초과 근무시간이라는 틀에 억지로 맞춰 규제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휴일 출근도 규제하지 않으면 과로사는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의 노동 기준 감독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과로사 라인에 근접한 근로시간과 휴일 없이 업무를 이어온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년 6개월간의 공방을 매듭지었다.

한편 숨진 여성의 딸은 “휴일 없는 회사로 출근하지 못하도록 말렸어야 했다”며 “과로사로 목숨을 잃는 이들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NHK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