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유세 일정을 시작하기 전 여의도 당사에서 당직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그간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하고 마지막 결의를 다지며 이렇게 말했다.
묵주 선물 받는 安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오른쪽)가 선거유세 마지막날인 8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묵주를 선물로 받고 있다. 이재문 기자 |
‘다윗’을 자처하는 안 후보는 22일간의 선거운동 기간에 ‘기득권 골리앗’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후보에 당당히 맞서며 경쟁했다. 3월 초까지만 해도 10% 초반대 지지율을 맴돌던 안 후보는 당 경선 뒤 문 후보를 바짝 추격해 ‘양강 대결’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국공립 유치원 신설’ 논란과 초반 TV토론 부진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로 반전됐다. 지난주엔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2위 경쟁을 벌이는 상태에서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을 맞았다.
위기를 맞은 안 후보는 배낭을 메고 국민 속으로 직접 걸어들어가는 ‘뚜벅이 유세’로 승부수를 걸었다. 대구, 부산, 광주, 서울, 이날 충청과 대전까지 4박5일 동안 전국을 도는 동안 페이스북, 유튜브 등으로 중계된 안 후보의 뚜벅이 유세 시간은 총 50시간을 넘는다. 각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안 후보와 찍은 사진이 자발적으로 공유됐다. 4월 초 지지율이 상승할 때도 20대 지지율은 20%를 넘기지 못했지만, 뚜벅이 유세를 시작하고선 안 후보 주변엔 다시 20, 30대 인파가 몰려들었다.
그는 이날 선거운동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시작은 작았지만, 결과는 거대했다. 저는 감히 뚜벅이 유세를 제2의 안풍(安風)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심이 있었기에 국민께서 그것을 알아봐 주셨다”고 소회했다. 안 후보는 이날도 오전 5시30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부터 오후 대전 중앙로까지 걸었다. 그는 “다리에 알도 안 박혔다”며 “지금도 걸으려면 (서울에서) 천안까지도 걸을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닷새 동안 뚜벅이 유세가 안 후보의 지지율에 미친 변화는 수치로 확인할 수 없다. 문 후보에 역전하는 ‘기적’을 바라기엔 늦었다는 회의론도 만만찮다. 반면 유세 열기를 곁에서 지켜본 당 관계자들은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대별 투표율, 부동층 판세 예측 결과 이날까지 선거는 초박빙 양자대결”이라며 “승부를 결정지을 유보 부동층 표심은 결국 안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지역 거점 유세를 하고 있다. 지지자들이 손가락으로 3을 만들며 환호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안 후보 역시 광화문 유세에서 “모든 여론조사를 뒤엎는 대역전극이 펼쳐진다. 국민의 손으로 기적이 일어난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저를 정치로 불러낸 청년들을 위해,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제 손을 잡아준 분들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저를 지지하는 여기 모든 분을 위해 반드시 이기겠다”며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는 각오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