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 보이는 청년취업난에 꿈마저 저당잡힌 취준생들도 이번에는 골방과 고시원 등에 박혀 있지 않고 적극 투표장으로 향하겠다는 기류다. 올해 1분기만 해도 공식 청년실업률이 10.8%에 달하는데,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은 청년들까지 합하면 실제 실업률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3년차 취준생 장모(28)씨는 “대학생 때는 누가 대통령이 돼도 큰 의미가 있나 싶었지만 이제는 일자리 공약 등을 꼼꼼히 따져보게 됐다”며 “우리 청년세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대통령 후보가 꼭 당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녀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끔 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간절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이연화(40)씨는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정부가 사교육을 받지 않고선 공교육을 따라잡기 힘든 교과과정을 만들어 놓은 게 현실”이라며 “학교교육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장의 바람직한 의견을 반영해 교육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노인 유권자들도 정부의 배려와 관심을 요청했다. 북한이 고향인 민명기(80)씨는 “기초연금 확대 등 노인복지를 더 신경 써주고 주거지원 등 서민을 위한 대책을 튼실히 하면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며 “새 대통령은 통일을 앞당기는 데도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권재근·혁규 부자의 가족인 권오복(63)씨는 “매일 아침 소리를 지를 정도로 애가 타는 심정”이라며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경 쓰는 정부를 소망했다. 그는 “다시는 세월호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북핵 위협 등으로 안보 이슈에 관심을 보인 유권자도 상당했다. 중국 장기 출장을 앞둔 건설업체 직원 김모(30)씨는 “한반도 안보위기와 관련한 총체적 난국을 정밀한 외교력으로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현준·남정훈·김범수·이창수·배민영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