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제 인생의 마지막 도전입니다” “정말 엄청나게 준비했습니다”라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문 후보는 단순한 당선을 넘어 압도적인 득표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만 진정한 개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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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까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운데)가 19대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유세에서 환호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제원 기자 |
문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충청을 거쳐 서울 광화문으로 올라오는 ‘상행선 유세’를 펼쳤다. 전날 강원·충청·호남을 차례로 방문하며 이틀간 ‘X자’ 형태로 전국을 훑은 것이다. 문 후보가 이날 하루 내내 “사상 최초로 영호남에서 동시에 지지받는 대탕평 대통령, 누구입니까?”라고 외친 것과 맥이 닿는 동선이다.
문 후보는 이날 유세에 앞서 여의도 당사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선 정국 내내 대세론의 주인공이었지만, 18대 대선 패배의 뼈아픈 상처를 지닌 ‘재수생’인 만큼 마지막 기자회견은 자못 비장했다. 그는 “오늘만큼은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정말 잘 해보고 싶습니다”라며 절박한 심경을 내비쳤다.
문 후보는 이어 부산, 대구, 청주를 찾아 “598 투대문(5월9일 오후 8시까지 투표해야 대통령 문재인)”을 외쳤다. 그는 부산에서 “저 문재인 부산에서 자랐고, 부산 시민들이 인권·노동변호사로 키워줬다. 부산이 제 뿌리”라며 고향의 지지를 호소했다. ‘보수 텃밭’ 대구는 문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17일 가장 먼저 찾은 곳으로, 유은혜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선거운동 첫날과 마지막 날을 대구에서 진행하는 것은 민주당 선거 사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청주에서는 “역대 선거마다 충청이 대통령을 결정했다. 충청은 확실히 문재인!”이라며 충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저녁 문 후보의 ‘광화문 대통령’ 공약을 부각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앞 광화문 북측광장에 총집결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1990년 3당 합당으로 갈라진 민주화 세력이 다시 뭉쳤다며 마주잡은 손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문 후보는 오후 7시 촛불 민심의 산실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시민대표 5인이 헌법 조문을 낭독했고 문 후보의 큰딸 다혜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깜짝 영상편지’과 함께 무대에 등장해 문 후보에 카네이션 꽃다발을 안겼다. 문 후보는 광화문 시민들을 향해 “내일 ‘촛불 대통령’ 완성해주시겠습니까? 다음엔 대통령으로 광화문광장에서 다시 만납시다”라고 외쳤다. 문 후보는 시민들과 함께 애국가를 제창하며 22일간의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문 후보의 유세 기간 누적 이동거리는 이날로 1만600km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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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유세에서 딸과 외손주와 엄지척을 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
문 후보는 전날 마지막 일정인 광주 유세를 마치고 상경해 추미애 대표와 심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정부가 인수위 없이 출범하는 특수 상황인 만큼 당정일체 기조 아래 취임식 준비, 내각 인사 등 집권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