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패색이 짙어지면서 당의 진로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당장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심각 자유한국당 선대위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19대 대선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택 원내대표, 안상수 의원, 원유철 의원. 남정탁 기자 |
복당 대상자는 바른정당 탈당파 13명, 친박계 무소속인 정갑윤 의원 등 국회의원 14명과 기초단체장 2명,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32명 등 모두 56명이었다. 친박 핵심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의 당원권 정지도 완전히 해제됐고, 재판을 받고 있는 김한표·이완영·권석창 의원 등의 당원권 정지 징계도 효력이 정지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재문기자 |
홍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탈당파 복당에 불만을 가진 친박계와 친박 중진들의 징계 해제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비박계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 후보가 향후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을 묻고 당의 쇄신을 단행할 경우 친박과의 갈등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이번 대선 기간 내내 고난의 길을 걸었다. 지난해 10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당의 위기가 시작됐다.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해 ‘바른정당’을 만들어 분당 사태를 맞았고, 청문회에서 ‘1호 당원’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당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한 비대위 체제가 가동됐다. 당명도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바꿨지만 대선을 치를 만한 후보가 없어 전전긍긍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