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은 대선 승리를 사실상 확정 지은 오후 11시40분쯤 문 당선자가 인파를 뚫고 무대에 등장한 순간이었다. 공원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시민들은 문 당선자가 차에서 내려 모습을 보일 때부터 “문재인 대통령”을 외쳤다. 문 당선자는 환한 미소와 함께 두 손을 번쩍 들어 화답했다.
“감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왼쪽)가 9일 밤 서울 광화문 세종로 소공원에서 열린 ‘당선 인사’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의 손을 잡고 있다. 이제원 기자 |
문 당선자 연설로 한껏 달아오른 열기는 이후 당내 경선 과정에서 문 당선자와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이 등장하며 더욱 고조됐다. 경선 전 출마를 포기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도 무대에 함께 올라 새 대통령 탄생을 축하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9일 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가 9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가 9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손들어 인사하자 환호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
광장 남측 세월호 텐트촌의 세월호 유가족은 이날 스크린을 설치해 시민 200여명과 함께 개표 결과를 보면서 문 당선자 승리를 조심스레 반겼다. 유가족은 개표 방송 도중 박수를 치거나 환호하지 않으며 담담하게 지켜봤다. 단원고 희생자 이근형군 부친 필윤씨는 “축하하러 모였다”며 “(문 당선자가) ‘통합 대통령’이 돼서 이 나라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촛불을 들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세월호 텐트촌 무대에 올라 “오늘 대선이 치러진 원동력은 바로 세월호를 잊지 않아 주신 시민 여러분”이라며 “문 후보가 잘 하지 못한다면 나도 비판을 거두지 않겠다. 이전 정권과 다르게 하는 모습 지켜봐 주시고, 잘 못 하면 비판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성준·배민영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