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9분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전체 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 당선을 공식 확정하는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대통령으로서 전권을 이양받았다. 그 직후인 8시 10분 이순진 합참의장은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문 대통령 자택으로 전화를 걸어 “전국 작전태세는 이상없습니다”며 북한 동향과 우리 군 대비태세를 3분가량 보고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를 지시하는 것으로 국군통수권을 처음 행사했다. 옆에는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배석했다.
시민에 손 흔들어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국회대로를 지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10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문 대통령은 이후 오전 10시 10분쯤 곧장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고,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현충원 방명록에는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이라고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헌화, 분향 했다. 문 대통령이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에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이라고 적었다. 서상배 선임기자 |
문 대통령은 여의도로 이동해 야당인 자유한국당 당사를 방문해 정우택 원내대표를 만났다. 역대 대통령 중엔 처음이다. 그 후 국회 본청으로 이동,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당 지도부도 차례로 면담했다. 정의당 같은 비교섭단체의 대통령 예방도 최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장실로 이동해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대행 등 5부 요인을 만나 환담했다.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정오부터 시작된 취임식 역시 파격적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국회를 취임 선서 장소로 선택한 데에는 국회를 존중하고 국정운영에 협력을 구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선서 후 청와대로 이동해 청와대 앞 분수대 삼거리에서 열린 주민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이어 청와대 영빈관 앞에서 직원들 환영을 받고 격려하는 것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문 대통령은 황교안 국무총리와 오찬하며 정권 인수인계 방안을 협의한 후 오후 2시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무총리·국정원장·대통령비서실장·대통령경호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대체로 역대 대통령의 인사 발표는 대변인이나 인사수석 등이 맡는 게 관례다. 문 대통령은 직접 인사 당사자를 소개하고 인선 배경 등을 설명하는 파격을 연출했다. 문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는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이날 오후 3시30분 경제부총리에 일자리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을 수립해 보고하라고 주문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사저로 이동한 문 대통령의 첫날은 밤 10시 30분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로 마감됐다.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