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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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찾고 호남총리 발탁… 통합 첫발 뗀 文대통령

취임사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野지도부 만나 임기내 회동 정례화 약속
초대총리에 非文 이낙연 지명… 소통 의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첫날 행보는 ‘통합 메시지’에 맞춰졌다.

문 대통령은 10일 국회에서 취임 선서 행사를 하고 임기 5년의 제19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취임 선서를 한 뒤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고 선언했다. 선거운동 내내 강조했던 ‘적폐청산’은 언급되지 않았다.


“나라를 나라답게”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오른손을 들고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문 대통령은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다. 보수, 진보 갈등은 끝나야 한다”며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라면서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유한국당을 시작으로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당사를 차례로 찾아 당 지도부를 만났다. 대통령이 취임 첫날 야당 당사를 찾아 국정 협조를 당부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파격 행보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안보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지혜를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인사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일을 맡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첫 인사는 호남 출신의 ‘비문재인’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이낙연 전남지사의 총리 발탁이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통합과 화합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안보 위기에 대해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고, 베이징과 도쿄에도 가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며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9분을 기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9대 대선 개표결과 의결에 따라 군통수권 등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법적 권한을 넘겨받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취임 후 첫 일정으로 홍은동 자택에서 이순진 합참의장과 통화하고 전방의 경계태세를 점검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