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대통령 비서동인 여민관(與民館) 집무실에서 일상 업무를 소화하기로 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대통령 비서동은 노무현정부 때 백성과 함께 한다는 의미의 여민관으로 불렀으나 이명박정부에서 위민관(爲民館)으로 바꿔 문 대통령이 이를 다시 되돌리기로 한 것이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백성을 위한다(爲民)는 뜻은 청와대가 주체가 되고 국민들이 객체가 되는 개념이고, 여민관은 국민과 대통령이 함께 한다는, 청와대가 함께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대로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이전하기 전까지 여민관에서 업무를 보기로 하며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 간의 물리적 거리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위민2관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오찬을 위해 식판에 음식을 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청와대에는 대통령 집무실이 본관, 여민관, 관저 3곳에 있는데 대통령이 주로 머무르는 본관 2층 집무실의 경우 여민관과 500m 거리에 위치해 대통령과 참모 간 소통에 장애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민관에서 본관으로 이동하는 데는 차로 5분,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문 대통령 역시 노무현정부에서 민정수석, 비서실장 등을 지내며 이 같은 문제의식을 느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부터 여민관에서 업무를 보게 되면서 참모진과 수시 대면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민관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과 실무직원의 사무실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위민2관 직원식당에서 청와대 직원들과 오찬을 했다. 전날 청와대 본관에서 신임 수석비서관 등과 점심을 하고 차담을 나눈 데 이어 이날은 직원들과 식사를 한 것이다. 오찬에는 청와대 비서실 가운데 기술직 실무직원 9명이 함께 했다. 대통령이 직원식당에서 식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직원들과 함께 새우볶음밥과 메밀국수, 닭튀김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3000원짜리 점심을 먹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르면 13일 서울 홍은동 사저를 떠나 청와대 관저로 입주할 예정이라고 윤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0일 도배나 가구를 옮기는 등 간단한 관저 정비를 마치는 대로 문 대통령 내외가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10일부터 서울 홍은동 사저에서 매일 출퇴근 중이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