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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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올 1분기 '헛장사'..신세계, 현대백화점은 '선방'

이원준 롯데 유통BU장(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롯데쇼핑이 올 1분기 ‘헛장사’를 했다.

특히 롯데쇼핑의 주력 업종인 백화점과 마트에서 큰 손실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 악화를 주도했다. 

롯데쇼핑은 12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1∼3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07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081억 원)보다 0.4%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총 매출은 신규 출점 등의 영향으로 7조4916억 원으로 0.4%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1년사이 660억 원에서 1115억 원으로 68.9% 불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경우 금융사업, 하이마트 등 연결 자회사 영업이익 증가와 중국사업 비용 효율화, 동남아 사업 손익개선 등에도 불구하고 백화점·마트 등의 매출 부진과 사드 영향 등으로 0.4% 뒷걸음질 쳤다.

주요 부문별로 보면, 백화점의 경우 매출(2조730억 원)은 1년 전보다 4.3% 줄었고, 영업이익(1140억 원)도 21.4%나 급감했다.

할인점(롯데마트) 부문 역시 매출이 2조750억 원으로 5.3% 감소한 데다 영업손실도 200억 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1분기 20억원 흑자에서 1년만에 다시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중국 등 해외사업 영업손실 규모가 1년 사이 28억 원에서 280억 원으로 200억 원이나 커졌다. 롯데마트 국내 부문의 영업이익 역시 300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220억 원이나 깎였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자율 경영에 힘을 싣기 위해 올해 처음 유통BU(Business Unit) 기구를 신설했다. 유통BU에는 백화점, 마트, 슈퍼, 시네마, 롭스 사업본부로 구성된 롯데쇼핑과 하이마트, 코리아세븐, 롯데닷컴, 롯데홈쇼핑 등으로 구성됐다. 

롯데 관계자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롯데그룹이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도입한 유통BU가 예상 밖의 초라한 성적표를 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쇼핑과 경쟁 관계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올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 대조를 보인다.

신세계의 1분기 연결 기준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1조7706억원, 영업이익은 25% 늘어난 776억원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의 영업호조가 이어지며 강남점은 4월 매출이 전년비 두 자릿 수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작년을 정점으로 출점도 마무리되며 올해부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선방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3759억원, 1385억원으로 각각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 35.3%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3사중 롯데만 가정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며 “이는 고급화, 대형화 전략을 내세운 현대와 신세계의 약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