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소아비만인 부모가 흔히 겪는 딜레마다.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수인 시기에 무작정 애들 식단을 줄이자니 키가 안 클 것 같아 걱정이고,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두기엔 걷는 것조차 버거워 숨을 몰아쉬는 아이가 안쓰럽다.
성인비만과 달리 소아비만은 무작정 칼로리를 낮추는 다이어트로는 성공할 수 없다. 부모의 욕심만으로 무리하게 운동을 시키다간 오히려 뼈가 굽거나 관절이 상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는 만큼 좀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최진호 소아내분비대사과 교수, 박수성 소아정형외과 교수, 박영옥 임상영양사의 도움을 받아 소아비만 해결을 위해 알아둬야 할 건강 정보를 소개한다.
◆성장 저하, 성인비만으로 연결되는 소아비만
소아비만은 패스트푸드, 청량음료, 가공식품의 증가와 함께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의 ‘2016 비만백서’에 따르면 영유아(만 6세 이하) 비만은 2008년 1.4%에서 2015년 2.8%로 2배가 껑충 뛰었다. 비만 단계로 넘어가기 전의 과체중률도 2008년 8.2%에서 2015년 8.6%로 늘어났다. 초중고교생들의 비만율도 2010년 11.6%에서 12.9%로, 과체중은 7.9%에서 8.1%로 늘어났다.
비만인 어린이들은 잦은 피로감,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무엇보다 소아비만은 성인이 된 이후의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지방세포의 부피가 커지는 성인 비만과는 달리 어릴 때 찌는 살은 지방세포 수의 증가를 의미한다. 지방세포 수는 한번 늘어나게 되면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그 수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 성인이 된 후 다시 살이 찔 수 있는 공간을 어릴 때 마련하는 셈이다. 소아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은 60∼8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소아비만인 어린이들은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당뇨병 같은 성인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대부분의 부모는 비만 자녀가 먹고 싶어하는 대로 놔두는 이유로 ‘성장기’를 꼽는다. 그러나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살이 찌면 키도 커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소아비만은 성장을 저해한다. 성장에 필수적인 성장호르몬은 아이를 자라게 할 뿐 아니라 지방을 태우는 일도 한다. 그런데 비만이면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태우는 데 집중적으로 쓰이게 돼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또한 과다하게 쌓인 지방은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역할도 해 비만인 아이들은 2차 성징도 빠르게 나타난다.
◆무리한 운동은 뼈에도 영향… 생활습관 바꿔야
체중만 줄이면 되는 성인비만과 달리 무턱대고 열량을 조절하는 방법을 잘못 쓰면 아이의 성장과 신체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칼로리를 제한하기보다 성장에 필요한 양만큼의 단백질과 비타민을 충분히 먹이며 탄수화물과 지방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자장면과 국수, 라면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밀가루 음식이 잦으면 안 되는 이유다. 신진대사와 뇌 발육이 왕성해지는 시기이므로 세 끼 식사 외에 우유와 찐 감자 등 영양가 있는 간식으로 영양을 보충해 줘야 한다. 콩, 두부, 생선, 시금치, 현미, 미역, 버섯 등의 음식이 좋지만 특별한 반찬이 없다면 닭 가슴살, 야채 등이 들어간 샐러드를 준비해두고 아이들이 꺼내서 간단히 드레싱만 부어서 먹도록 하는 것도 좋다. 라면, 피자, 코코아 등 인스턴트식품과 아이들이 즐겨 마시는 탄산음료에 녹아있는 인산성분은 칼슘을 뼈에서 녹여 소변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하므로 꼭 피해야 한다.
아이스크림처럼 칼로리가 높고 당분이 많은 음식은 꼭 피해야 한다. 아이스크림은 100g 기준으로 칼로리가 100∼300kcal를 넘나든다. 식사 후 또다시 밥 한 공기를 추가로 먹는 셈이다.
어린아이들은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뛰어 노는 것만으로 충분한 운동이 될 수 있는 만큼 생활습관 변화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눕는 습관을 줄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가까운 거리는 걷는 습관을 기르는 등 몸을 자주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 같이 앉아서 하는 활동은 하루 1∼2시간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 자신의 잘못된 습관이나 행동을 변화시켜 체중감량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를 기록하는 식사일기를 쓰는 등의 행동수정요법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만인 어린이들은 과도한 체중으로 인해 무리한 운동 시 상해의 위험이 높다. 지방은 많으면서 근육과 골격은 잘 발달하지 않아 무리하게 운동하면 뼈에 충격을 줘 뼈가 굽어질 수 있고 격투기 운동은 근육 조직이 손상될 수 있으며 멍이 잘 들 수 있다. 따라서 근육운동보다는 지방을 태울 수 있는 걷기, 달리기, 자전거타기, 수영, 에어로빅 같은 유산소 운동이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부모들이 아이를 훈육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 칭찬 보상으로 맛있는 음식을 사주기보다는 전시회나 야외 활동을 나가는 등으로 방법을 바꾸고, 아이들이 잘못을 했을 때는 책상에 앉아 반성하게 하는 식으로 신체활동을 제한하는 벌은 주지 않도록 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소아비만은 패스트푸드, 청량음료, 가공식품의 증가와 함께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의 ‘2016 비만백서’에 따르면 영유아(만 6세 이하) 비만은 2008년 1.4%에서 2015년 2.8%로 2배가 껑충 뛰었다. 비만 단계로 넘어가기 전의 과체중률도 2008년 8.2%에서 2015년 8.6%로 늘어났다. 초중고교생들의 비만율도 2010년 11.6%에서 12.9%로, 과체중은 7.9%에서 8.1%로 늘어났다.
비만인 어린이들은 잦은 피로감,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무엇보다 소아비만은 성인이 된 이후의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지방세포의 부피가 커지는 성인 비만과는 달리 어릴 때 찌는 살은 지방세포 수의 증가를 의미한다. 지방세포 수는 한번 늘어나게 되면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그 수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 성인이 된 후 다시 살이 찔 수 있는 공간을 어릴 때 마련하는 셈이다. 소아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은 60∼8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소아비만인 어린이들은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당뇨병 같은 성인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대부분의 부모는 비만 자녀가 먹고 싶어하는 대로 놔두는 이유로 ‘성장기’를 꼽는다. 그러나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살이 찌면 키도 커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소아비만은 성장을 저해한다. 성장에 필수적인 성장호르몬은 아이를 자라게 할 뿐 아니라 지방을 태우는 일도 한다. 그런데 비만이면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태우는 데 집중적으로 쓰이게 돼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또한 과다하게 쌓인 지방은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역할도 해 비만인 아이들은 2차 성징도 빠르게 나타난다.
◆무리한 운동은 뼈에도 영향… 생활습관 바꿔야
체중만 줄이면 되는 성인비만과 달리 무턱대고 열량을 조절하는 방법을 잘못 쓰면 아이의 성장과 신체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칼로리를 제한하기보다 성장에 필요한 양만큼의 단백질과 비타민을 충분히 먹이며 탄수화물과 지방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자장면과 국수, 라면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밀가루 음식이 잦으면 안 되는 이유다. 신진대사와 뇌 발육이 왕성해지는 시기이므로 세 끼 식사 외에 우유와 찐 감자 등 영양가 있는 간식으로 영양을 보충해 줘야 한다. 콩, 두부, 생선, 시금치, 현미, 미역, 버섯 등의 음식이 좋지만 특별한 반찬이 없다면 닭 가슴살, 야채 등이 들어간 샐러드를 준비해두고 아이들이 꺼내서 간단히 드레싱만 부어서 먹도록 하는 것도 좋다. 라면, 피자, 코코아 등 인스턴트식품과 아이들이 즐겨 마시는 탄산음료에 녹아있는 인산성분은 칼슘을 뼈에서 녹여 소변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하므로 꼭 피해야 한다.
아이스크림처럼 칼로리가 높고 당분이 많은 음식은 꼭 피해야 한다. 아이스크림은 100g 기준으로 칼로리가 100∼300kcal를 넘나든다. 식사 후 또다시 밥 한 공기를 추가로 먹는 셈이다.
어린아이들은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뛰어 노는 것만으로 충분한 운동이 될 수 있는 만큼 생활습관 변화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눕는 습관을 줄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가까운 거리는 걷는 습관을 기르는 등 몸을 자주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 같이 앉아서 하는 활동은 하루 1∼2시간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 자신의 잘못된 습관이나 행동을 변화시켜 체중감량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를 기록하는 식사일기를 쓰는 등의 행동수정요법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만인 어린이들은 과도한 체중으로 인해 무리한 운동 시 상해의 위험이 높다. 지방은 많으면서 근육과 골격은 잘 발달하지 않아 무리하게 운동하면 뼈에 충격을 줘 뼈가 굽어질 수 있고 격투기 운동은 근육 조직이 손상될 수 있으며 멍이 잘 들 수 있다. 따라서 근육운동보다는 지방을 태울 수 있는 걷기, 달리기, 자전거타기, 수영, 에어로빅 같은 유산소 운동이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부모들이 아이를 훈육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 칭찬 보상으로 맛있는 음식을 사주기보다는 전시회나 야외 활동을 나가는 등으로 방법을 바꾸고, 아이들이 잘못을 했을 때는 책상에 앉아 반성하게 하는 식으로 신체활동을 제한하는 벌은 주지 않도록 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