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절도·폭행 혐의로 40대 여성 A씨에 대해 지난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원지법은 A씨의 죄질이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했다. 이어 A씨를 유치하고 있던 관할 경찰서 경찰관이 구속 집행을 위해 영장을 받으러 수원지검을 찾았다. 그런데 영장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검찰 직원은 “영장을 분실했다.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다. 결국 경찰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수원지검은 영장이 없는 이상 A씨를 구속할 수는 없다는 판단 아래 4일 그를 석방했다. A씨는 절도 등 동종 전과가 10여 차례 있는 죄질이 나쁜 피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관련 서류를 분류해 검찰청사 사무실에 쌓아 놓은 뒤 교부하는데,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발부된 구속영장을 다른 경찰서가 잘못 가져간 것을 8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할 경찰서를 상대로 기록 행방을 문의했지만 ‘기록이 없다’고 잘못 확인해 주면서 영장을 찾는 데 시간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수원지검은 뒤늦게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해 발부받았고 석방 8일 만인 12일 A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최근 이와 유사한 잇따른 ‘사고’로 구설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근무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서울남부지검은 보이스피싱 사기 혐의를 받던 중국인 이모(29)씨 등 2명을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영장 청구시한인 48시간을 넘긴 사실이 들통났고 법원은 피의자들을 풀어주도록 했다. 지난달에도 대구지검에서 마약사범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청구시한 48시간이 이미 지난 사실이 드러나 피의자를 석방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선과 이에 따른 검찰 수뇌부 교체기를 맞아 내부 기강이 해이해지면서 사고가 일어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일부 검찰 고위간부가 정권교체기에 자리 보전에 열을 내면서 일선 검찰청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느슨해졌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검찰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검찰이 피의자를 풀어준 뒤 다시 영장을 청구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어렵게 검거한 피의자가 자칫 도주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며 “이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