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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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당 김은호 ‘미인승무도’ 보존 처리 완료

작년 초 美서 반입… 오염제거 등 작업 / 국내 전시 추진… 반환 일정 미뤄질 듯
195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되는 이당(以堂) 김은호(1892∼1979)의 ‘미인승무도’(사진)가 국내에서 보존처리됐다.

박지선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21일 “미국 플로리다대 새뮤얼 한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미인승무도를 지난해 초 가져와 보존처리 작업을 최근 끝냈다”며 “표면의 오염을 제거하고 족자에서 그림을 해체한 뒤 다시 조립했다”고 말했다. 보존처리 작업은 일반에 전시하기 전 단계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해외 문화재 보존·복원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조선의 마지막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 화가로 불리는 김은호가 그린 미인승무도는 1922년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의 동양화 부문에서 특선에 해당하는 4등에 오른 작품이다. 나무 아래에서 여성 두 명이 승무를 추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으로, 크기는 세로 199.4㎝, 가로 85.1㎝이다.

이 그림은 강민기 홍익대초빙교수가 지난 2004년 플로리다대에서 찾아낸 뒤 국내에 들여와 소개됐다. 강 교수는 “1951년 미 8군사령관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제임스 올워드 밴 플리트(1882∼1992)가 1988년 한국 도자기 7점, 회화 5점과 함께 플로리다대에 기증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보존처리 후 미인승무도를 바로 돌려보낼 예정이었으나, 국립현대미술관이 국내에서 한 번도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이 그림의 전시를 추진하면서 반환 일정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소유자인 플로리다대와의 협의를 통해 전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진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