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알모도바르 위원장은 왜 ‘옥자’를 영화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해 논란의 불씨를 제공하는가. ‘옥자’가 영화계에 던진 파문은 과연 무엇일까. 영화산업은 상영과 배급, 제작으로 구성된다. 그동안 영화는 극장에서 먼저 상영되고 나중에 온라인을 통해 볼 수 있도록 관리되어 왔다. 그러나 점차 온라인을 통한 판매가 늘어나면서 극장 상영업자들의 경계심은 높아져 갔다. 이번 ‘옥자’ 파문의 배경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상영업자들과 영화제작자들이 미국 넷플릭스의 유럽시장 진출을 막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
영화제작 분야의 글로벌화도 급속히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상영에서 더 나아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옥자’는 넷플릭스가 570억원을 투자해서 만든 온라인 영화다. ‘옥자’에는 국내 배우로는 안서현, 그리고 할리우드 유명배우 틸다 스윈튼, 폴 다노, 제이크 질렌할 등이 출연한다. 영화제작에 있어 글로벌화가 진전될 경우 국내 영화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우리 문화주권의 상실도 염려된다.
영화산업에 거세게 몰아치는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비할 필요는 있다. 국내 진출 1년을 넘긴 넷플릭스는 영화와 드라마에 제작비를 아낌없이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시장을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 반면에 국내 온라인 상영업체의 행보는 소극적이다. 만약 넷플릭스가 투자해 제작한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다면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점차 줄어들게 되고 우리 영화산업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의 막대한 자본력과 시스템으로 국내 영화산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한국영화산업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영화 ‘옥자’가 몰고 올 파장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