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현대 무용계를 이끄는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47·사진)가 최신작 ‘아토모스’ 공연을 위해 내한했다. 맥그리거는 무용에 첨단기술·과학을 적극 활용하는 안무가다. 25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그는 “과학은 닫힌 문 뒤에서 우리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예술가는 과학과 실생활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 익숙한 몸짓에서 벗어나게 하는 기술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26~27일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아토모스’에도 이런 세계관이 담겨 있다. 이 작품은 원자를 주제로 몸과 움직임을 탐구한다. 창작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갖춘 ‘가상의 몸’을 활용했고, 1980년대 공상과학(SF)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약 1200개 프레임으로 나눠 안무에 녹였다. 의상에도 ‘입는 컴퓨터’ 기술을 적용했다.
LG아트센터 제공 |
이 공연에서 관객은 3차원(3D) 안경을 쓰고 공연을 보게 된다. 그는 “관객은 안무가에 대한 기존 지식이나 편견, 비평 등을 통해 공연을 보는 습관이 있다”며 “작품의 뜻이 무엇인지 찾지 말고 무대 위에서 무엇이 보이는지에만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맥그리거는 대중과 친숙한 작업들도 다수 해왔다. 영화 ‘해리포터와 불의 잔’ ‘레전드 오브 타잔’ ‘신비한 동물사전’의 움직임을 연출했으며 밴드 ‘라디오헤드’ ‘케미컬 브라더스’의 뮤직비디오를 안무하기도 했다. 2006년 현대무용 안무가로는 최초로 영국 로열 발레단의 상임 안무가로 선정돼 현재까지 단체 대표 레퍼토리를 다수 안무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