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현대차그룹의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 매입 당시 용적률을 높여주는 협상과정에서 관련법에서 규정하는 공공기여 비용 약 2000여억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25일 서울시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결과 이 같은 내용을 비롯해 30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16년 현대차그룹이 사들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 부지의 용적률을 250%에서 800%로 상향하는 사전협상을 진행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용적률을 높여주는 경우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어 지가가 올라가는 만큼 지가 상승분의 일부를 공공기여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도록 하고 있다. 공공기여 방법은 △기반시설 부지 제공 △시설 제공 △설치비용 부담 등 3가지다. 그런데 서울시는 용적률 사전협상에서 공연장과 호텔 등 민간시설 설치도 공공기여 방법으로 인정했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이 공공기여 총량 1조9827억원 중 약 2336억원 상당의 공공기여 의무를 면제받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민간시설 설치도 공공기여 방법으로 인정하도록 한 서울시의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운영지침을 개정하는 한편 현대차그룹에 추가보전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서울시 공무원 3명이 작년 5월 이탈리아 출장 시 264만원을 주고 항공권을 구입한 뒤 공무국외여행 심사에는 886만원짜리 항공운임견적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622만원의 차액을 남겨 이를 현지 체류비로 사용한 것도 적발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서울시가 2009년부터 29개 기업과 일반산업단지 입주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들 기업에 1321억원의 기부채납을 요구해 입주기업에 부담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서울시, 현대차 사회환원 비용 2336억 못 받아”
기사입력 2017-05-25 18:54:17
기사수정 2017-05-25 23:01:10
기사수정 2017-05-25 23: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