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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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도심하천서 수달 잇따라 발견…환경단체 “보호책 마련해야”

전북 전주 도심을 관통하는 전주천에 최근 수달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언더패스 로드킬 사고로부터 이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전주천에서는 지난 2008년 첫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목격되고 있다.

26일 전북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18일과 24일 오후 7시쯤 전주천 하류 서신보 인근에서 어미로 보이는 수달 1마리와 새끼 2마리가 잇따라 발견됐다.

이 수달들은 하천변을 산책하거나 징검다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도 아무 거리낌 없이 물고기를 잡아먹고 유영하며 장난쳤다. 이같은 모습은 시민들의 휴대폰과 환경단체의 모니터링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다.

앞서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3일 전주천 상류 한벽교에서 서신동 삼천 하류지점에 이르는 전주천 12㎞ 구간을 대상으로 수달 서식 여부 등에 대한 생태환경을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남천교와 싸전다리, 서천교, 다가교, 쌍다리, 서신교, 사평교, 가련교 인근 등 총 8개 지점에서 수달 배설물을 발견했다. 전주천 자연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수달을 하천 건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종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이와 관련해 논평을 내고 도심하천에서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사람과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수달을 보호할 수 있도록 ‘로드킬’ 등에 대한 주의 사항을 적극 안내하고 하상도로(언더패스)에 안전운타리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천과 근접한 교각과 하상도로 부근에 물억새나 작목들을 심어 수달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고 하천에 설치된 불법 어구들을 제거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주천 하류에서 국가하천 구간인 고산천 합류점의 경우 급경사 콘크리트보로 막혀 있어 수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수달 이동에 방해된다”며 이를 여울형 보로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