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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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대왕제지공업 회장 10억원 ‘통큰 기부’

전북대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인 대왕제지공업 김창규(91·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 회장이 30일 전북대병원에 의료발전과 지역민 건강증진을 위해 써달라며 10억원을 기탁했다. 전북대병원 제공
제지산업 외길 인생으로 중견기업을 일군 한 기업인이 10억원을 전북대병원에 기부했다.

대왕제지공업 김창규(91) 회장이 그 주인공으로, 30일 전북대병원에 지역 의료발전과 주민 건강증진을 위해 써달라며 10억원을 기탁했다.

그의 이번 기부는 자신과 부인을 성심껏 치료해 준 병원에 대한 답례이자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달라는 바람에서다.

한때 수도권 대형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던 김 회장은 2009년 전북대병원으로 전원한 이후 크고 작은 질환 치료를 받아왔다. 병원이 자택에서 근거리에 위치한 데다 수도권 대형병원에 비해서도 손색없는 의료시설과 우수 의료진, 친절한 의료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망백(望百)의 고령인 탓에 병원 이용이 잦은 김 회장 부부는 지역병원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면서 의료 발전을 위해 뜻깊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공유해왔다.

김 회장은 지난 28일 또다시 지병이 악화돼 병원을 찾은 자리에서 부인 전순안(88) 여사와 함께 발전기금 기부를 결심했다. 3남 4녀의 자녀들도 부모님 결정에 흔쾌히 동의해 기부가 이뤄졌다.

군산 소룡동에 본사를 둔 군산대왕제지공업은 현재 군산에 3개 공장과 충남에 2개 공장, 서울영업소 1곳을 운영하고 있는 중견 황토기업이다. 기업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바탕으로 투자증대를 통한 고용창출에 앞장서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김 회장은 군산제지공장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70여년간 제지산업의 외길을 걸어 현재의 기업을 일궈냈다. 탁월한 경영활동 뿐만 아니라 장학사업 등 지역사회 동반 성장을 위한 각종 사회공헌 활동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다.

김 회장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인생에서 지역사회 모두를 이롭게 하는 일을 고민하다 기부를 결정한 것”이라며 “전북대병원이 지역민의 의료를 책임지는 건강 지킴이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명재 병원장은 김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해 후원금 기부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