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일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만나 “치매 관련 본인 건강보험 부담률을 10% 이내로 확 낮추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 번째 ‘찾아가는 대통령’ 행사로 세곡동 서울요양원을 방문해 “보험급여 대상이 되지 않는 진료도 다 대상이 되도록 전환해서 부담을 낮춰주는 것이 국가책임제가 실현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치매 국가책임제’를 재차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치매, 이제 국가가 책임지겠습니다` 행사를 위해 서울 세곡동 국민건강보험 서울요양원을 방문해 치매환자 보호자와 요양 시설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이 요양원에 입원중인 치매 환자와 가족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또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 가운데 하나가 치매라고 생각한다. 65세 이상 어르신 열 분 중 한 분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며 “이제는 치매환자를 본인과 가족에게만 맡겨서는 안 되고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는 72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치매 환자는 2024년에는 100만명, 2041년에는 200만명을 넘어 2050년에는 27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치매 환자 본인부담금 상한제 도입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경증 치매환자에게 요양급여 혜택 제공 등을 공약했다. 이 중 상당수가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치매시설 확대를 위한 예산 2033억원은 여당이 6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해 하반기에 바로 집행하겠다고 밝힌 추가경정예산안에 이미 포함됐다. 치매 의료비의 90%를 건보에서 지원하는 공약도 복지부에서 적용 대상과 지원 수준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는 전국 252개 보건소에 설치된 치매상담센터의 기능을 복구해 문 대통령이 공약한 치매지원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치매상담센터는 1∼2명의 인력이 다른 업무까지 겸하고 있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담센터는 치매환자의 조기 검진과 등록·관리, 치매 진료·약제비 지원, 예방교육, 가족교육, 인지재활프로그램 운영 등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하지만 제대로 인력을 갖춘 곳은 47개소에 불과하다. 치매상담센터는 현재 전액 지방비로 운영되는 곳으로 중앙부처 예산이 투입되면 전담인력 배치 등이 가능해진다.
화분 만들기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세곡동 국민건강보험 서울요양원을 방문해 치매 노인들과 화분 만들기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치매, 이제 국가가 책임지겠습니다` 행사를 위해 서울 세곡동 국민건강보험 서울요양원을 방문해 치매환자 보호자와 요양 시설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치매 환자의 의료비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치매 의료비의 90%를 건보로 지원해 치매 환자의 의료비 부담률을 10%로 낮추고 본인부담금 상한제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치매 환자의 연간 관리비용은 2033만원으로 이 중 53.3%(1083만원)가 의료비였다. 건보 급여비와 환자가 100% 부담하는 비급여가 포함된 금액이다.
문 대통령 공약대로 치매 의료비의 90%를 건보 적용하면 2016년 기준 최대 6조6864억원의 건보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치매 진단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은 68만6000명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안에 건보 적용 가능한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며 “본인 부담 조정은 시행령만 개정하면 돼 상대적으로 빨리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현미·박영준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