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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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당뇨병 소녀 위해 봉사한 보조견…나란히 고교 앨범 등재

당뇨병 앓는 미국의 10대 여고생과 특수 보조견의 끈끈한 우정이 보는 이들 가슴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케이티로 이름이 알려진 보조견은 올해 학교가 발간한 학생 앨범에 함께 올랐는데, 소녀가 학교를 떠나는 내년에는 졸업 앨범에도 사진이 실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타 주의 노스 섬밋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할리 브롱퀴스트(17)는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1형 당뇨병은 췌장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어린 시절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유타 주의 노스 섬밋 고등학교가 당뇨병 앓는 할리 브롱퀴스트(17·맨 윗줄 왼쪽에서 두번째)를 위해 2년간 봉사해 온 특수 보조견 케이티(맨 윗줄 왼쪽에서 세 번째)의 사진을 올해 발간한 학생 앨범에 실었다. 학교는 내년에 졸업하는 할리를 위해 이들의 사진을 졸업 앨범에도 올릴 예정이다. 미국 피플지 캡처.


할리는 지난 2014년 새해를 앞두고 축하연 장소를 나서다가 갑자기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져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상태는 계속 심해져서 의식을 잃는 일이 자주 발생했고, 딸을 보는 부모의 가슴은 더욱 타들어갔다.

그 무렵 할리의 엄마 데스티니는 솔트레이크시티의 한 단체가 당뇨병 환자를 위한 특수 보조견을 양성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후각으로 낮아진 혈당 수치를 알아내면 환자에게 주스를 가져다주거나, 왼발을 환자 어깨나 주변 사람들에게 올려놓아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케이티와 연을 맺은 할리는 학교에서 쓰러지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의자 옆에 앉았다가 킁킁대며 상태를 알려주는 케이티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독차지하는 스타가 됐다.

 
할리의 가족과 처음 만났을 당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케이티. 미국 피플지 캡처.


학교 측은 케이티의 노고를 높이 받들어 올해 발간한 학생 앨범에도 사진을 실어줬다. 할리 옆의 케이티 표정이 무척 귀엽다.

비록 앨범이 뭔지 케이티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아할 거라는 게 학교 관계자의 생각이다. 내년에 졸업하는 할리를 위해 학교 측은 케이티 사진을 졸업 앨범에도 올릴 계획이다.

케이티에게 졸업가운과 모자를 씌워줄 것을 생각하니 할리는 벌써부터 그날이 기다려진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