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여기자가 미국과 북유럽에서 살아본 경험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핀란드를 떠나 미국에 정착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적응하기 힘들고 온갖 불안이 엄습해 왔다”고 썼다. 북유럽을 ‘사회주의 유모국가’로 치부하고 복지를 혐오시하는 미국인들의 생각도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미국 사회는 ‘자유와 기회의 땅’이라는 오랜 명성이 무색하다.
저자에게 미국은 국민 개개인에게 자유와 독립이 아닌 ‘사사로운 의존’을 강요하는 나라로 보였다. 도대체 북유럽 나라들과 미국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저자는 북유럽, 즉 노르딕 나라들은 이미 미래에 살고 있다고 표현한다. ‘사랑에 관한 노르딕 이론’으로 미국과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이론의 핵심은 개인주의다. 노년층에 대한 주거 혜택, 탁아서비스, 보편적 의료, 무료 교육은 모두 개인의 자유를 위한 것이다. 저자는 개인주의 경향은 가족의 전통적 가치를 해체하기보다는 오히려 가족의 현대화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노르딕 국가에서는 고교를 졸업하면 성인으로 독립한다. 여기에는 주택 임대보조금 지원 같은 국가의 지원이 뒤따른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자녀들은 성인으로서 부모와 평등한 관계로 서로에게 사랑과 애정을 표시할 수 있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노르딕 지역에는 혼외자 비율이 가장 높다. 결혼하지 않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저자는 노르딕 나라들에 대한 찬사에는 분명 과장이 많다는 점을 인정한다. 노르딕은 높은 삶의 질과 건전한 사회가 21세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관한 하나의 모범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 독자에게 주는 서문을 통해 오늘날 미국과 한국 사회가 점점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