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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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의 날' 제정 선포 기념공연

‘한국무용의 날’ 제정·선포 기념공연 / 한국 춤의 시조 한성준의 예술정신 지구촌으로 확산 / 우리 전통 춤에 스며있는 여민동락(與民同樂) 정신 구현
‘한국무용의 날’을 제정·선포하는 기념 공연이 12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열린다. 

급제춤을 추는 한성준
서울무용협회(회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근대 여명기 국권 상실의 노정에서, 소멸 위기에 처한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예술춤의 초석을 다진 ‘우리 춤의 선구자’ 한성준(1874~1941) 선생을 기리고자 그의 탄생일을 기념하여 12일을 ‘한국무용의 날’로 제정, 선포하고 그의 역사의식과 예술정신을 본받아 온 나라, 지구촌 사람들과 더불어 한국무용의 ‘진화’를 견인한다는 취지에서 공연을 벌인다.

처용무
한량무
‘처용무’, ‘춘앵전’, ‘태평무’, ‘한량무’, ‘살풀이춤’, ‘진쇠춤’, ‘장고춤’, ‘강구연월무’, ‘아리랑팩토리’ 등을 전문무용단체, 일반인무용단, 장애우무용단, 새터민무용단 등이 펼쳐 보인다.

서막은 그동안 꾸준히 전통춤을 사숙해온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처용지우’들이 연다. 우리 전통 춤에 스며있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정신을 구현하는 특별 무대다. 이어 조선시대 궁중정재의 꽃 ‘춘앵전’을 이선희 서울시립무용단 안무자가 선보이고, 채상묵, 이현자, 정승희, 박재희 등의 지도를 받은 30~40대 젊은 춤꾼들이 한량무, 태평무, 살풀이 등으로 초여름 남인사마당을 달군다. 중견춤꾼 윤미라 경희대 교수와 13년만에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한국무대로 귀환한 임관규 비손무용단 대표의 한판 춤도 주목된다.
윤미라의 진쇠춤

아리랑팩토리
영등포여고 특수학급 장애우학생 8명으로 이루어진 비욘드예술단은 윤덕경 서원대 교수가 안무한 ‘아리랑팩토리’로 특별한 감동의 시간을 선사한다. 탈북무용가로 한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신아의 ‘장고춤’도 놓쳐서는 안된다. 최신아는 일제강점기 세계적인 무용가로 한 시대를 풍미한 최승희의 직계제자이자 인민배우 홍정화에게 직접 춤을 사사했으며 함경북도예술단 무용감독을 지낸 중견무용가다.

한성준은 근대 가무악의 거장으로 국권이 상실된 위기 상황에서, 약 100여종의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양식화하여 우리 춤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다진 춤의 선구자다. 일제강점기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만주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예술활동을 펼치면서 민족혼을 일깨웠다. 그가 창안한 승무, 태평무, 살풀이 등은 한국 전통춤의 최고 백미로 꼽힌다. 한성준 문하에서 한영숙⋅김천흥·강선영⋅이동안 등 기라성 같은 전통춤꾼이 배출됐으며, 신무용가 최승희⋅조택원에게도 영향을 미쳐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발판을 제공했다.

예술감독을 맡은 문영철 한양대 교수는 ‘한국무용의 날’ 공연에 대해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는 무대로, 한국무용의 상생발전과 무용의 사회적 가치 확산, 그리고 우리 춤의 시조 한성준 예술정신의 현재화”에 그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협회는 해마다 6월 12일에는 ‘한국무용의 날’ 행사를 개최해 한성준의 예술정신을 세계 각국으로 널리 알려나갈 방침이다. ‘한국무용의 날’ 행사는 서울특별시와 종로구가 후원하며 무료로 진행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