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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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걸음질 치는 공공서비스… 세금만 ‘줄줄’

노동사회硏 ‘공공부문 개혁’ 보고서 / 고용률 7.6%… OECD 평균 3분의1 / 사회약자 서비스 마저 민간 중심화 / “안전·복지 등 일자리 대폭 늘려야”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고용률은 7.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1.3%)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공공부문 인건비는 21.3%로 OECD 평균(23.5%)과 엇비슷하다. 인원은 적은데 인건비 지출이 큰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개인사업자나 법인이 세운 민간 시설에 정부가 인건비를 지급하는 형식으로 대부분의 공공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금은 세금대로 쓰면서 일자리의 질은 떨어지고 공공서비스의 질도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문재인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된 사회서비스 분야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공공부문 노동개혁 10대 과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정부인력은 32.9명으로 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이다.

정부 인력에는 정규직 공무원뿐 아니라 사회보장기금과 비영리 공공기관의 비정규직까지 모두 포함됐다. 덴마크는 1000명당 정부인력이 148.6명으로 한국보다 4.5배 높았고 스페인(60.3명), 멕시코(45.8명), 일본(39.5명)도 우리나라보다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공립보육시설은 전체의 6.8%, 공공 노인요양시설은 2.2%에 그치며 노인, 아동 등 사회 약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마저도 민간 중심으로 이뤄졌다. 종사자의 열악한 처우와 아동 학대 등 시설에서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공공부문의 낮은 일자리 비중은 해당 부문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일반 국민이 받아야 할 공공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렸다”며 “복지국가에 걸맞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안전, 사회복지, 보건의료 등 공공부문 일자리를 대폭 늘려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